[단독] 팬스타 아크로호 결국 '빈손 귀항'…북극항로 상업성 비상

  • 팬스타 아크로호 50일 항해 마치고 11일 부산 도착

  • 계획과 달리 수입화물 없이 공컨테이너만 싣고 귀항

  • 화물 확보 한계에 '운송 장려금' 지급 기준 논란도

2026년 8월 31일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선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북극해를 항해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지난 8월 31일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선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북극해를 항해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북극항로 첫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50일간의 항해를 마치고 부산으로 복귀했으나, 당초 계획했던 수입화물을 단 한 개도 확보하지 못한 채 공(空)컨테이너만 싣고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운항 자체는 성공했지만 양방향 물동량 확보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북극항로 상업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주경제가 11일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받은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투입된 2800TEU급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는 귀항 과정에서 국내 6개 기업으로부터 운송을 접수한 공컨테이너 총 1743TEU만 적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팬스타 아크로호는 지난 8월 22일 부산신항에서 화학제품과 중고차, 자동차부품 등 수출화물 737TEU와 공컨테이너 202TEU 등 총 939TEU를 싣고 출항했다. 당시 해수부는 귀항 과정에서 공컨테이너 1300TEU와 수입화물 등을 함께 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수입화물 확보 실패로 공컨테이너만 싣고 돌아온 것이다.

수입화물 확보 실패로 시범운항 참여 선사에 지급되는 화물 운송 장려금에도 변수가 생겼다. 한국해운협회는 이번 시범운항에 참여하는 선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본 운항 지원금 30억원과 별도로 최대 10억원의 화물 운송 장려금을 마련했다. 왕복 합산 컨테이너 화물 운송량이 1000TEU 이상 2000TEU 미만이면 5억원, 2000TEU 이상이면 10억원을 지급하는 구조다.

하지만 팬스타 아크로호가 실제 운송한 수출입 화물은 출항 당시 적재한 737TEU가 전부고 귀항길에는 수입화물 없이 공컨테이너만 실었다. 화물 운송 장려금이 실제 화물 유치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만큼 공컨테이너까지 운송 실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해운업계에선 이번 시범운항이 북극항로 운항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상업성 검증에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반응이 나온다. 컨테이너선은 왕복 운항 과정에서 안정적인 화물을 확보해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기존 컨테이너선도 유럽에서 아시아로 돌아올 때 전체 물량의 40~60%를 공컨테이너로 채울 만큼 유럽발 화물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북극항로는 애초에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수에즈운하가 장기간 봉쇄되는 등 운송 환경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상업 항로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항로 경제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항해거리 단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지만, 연중 안정적인 운항이 어렵고 러시아 연안을 통과해야 하는 특성상 국제 제재에 따른 금융·보험 및 결제 관련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정부 지원에 의존한 일회성 시범운항을 넘어 민간 선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란 지적이 나온다.

강승규 의원은 "정부가 북극항로 시범운항 성과를 자평하고 있지만, 현실은  공 컨테이너만 운송하는 사업에 불과했다"며 "북극항로가 진정 '부산의 미래'라면 실질적인 수·출입 화물 확보 대책과 상업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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