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 방식보다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 부담을 줄인 차세대 기술 '플립(FLiPP)'을 공개했다. 고가의 금속 마스크를 없애고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해 제조 효율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LG디스플레이는 8일 온라인 테크세미나를 열고 자체 개발한 올레트 패터닝 공정인 플립의 경쟁력과 향후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플립은 기존 올레드 생산에 사용하던 미세금속마스크(FMM)를 제거하고 빛을 내는 화소를 정밀하게 형성하는 신기술이다.
기존 FMM 방식은 미세한 구멍이 뚫린 금속판을 유리 기판 위에 배치해 적색·녹색·청색(RGB) 발광물질을 증착한다. 반면 플립은 기판 전체에 발광물질을 입힌 뒤 필요한 부분만 남기는 방식이다. 반도체 제조에 활용되는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을 적용해 금속 마스크 없이도 화소를 형성할 수 있다.
플립의 강점은 생산성이다. 기존 8세대 FMM 공정은 대형 금속 마스크가 중앙에서 처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유리 원장을 절반으로 잘라 사용해야 한다. 플립은 금속 마스크가 필요 없어 8세대 원장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리 원장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패널 면적이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23.5인치 패널 생산 기준 FMM 방식의 면취 효율은 약 75%지만 플립은 93% 이상이다. 동일한 원장에서 활용 가능한 면적이 확대되면서 생산성이 약 24%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발광재료 사용 효율도 개선된다. 기존 FMM 방식은 원장을 절반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재료 손실이 발생해 증착 효율이 약 40%에 그친다. 반면 플립은 원장을 그대로 활용해 재료 효율을 74%까지 높였다. 기존 방식보다 약 1.9배 높은 수준이다. 고가의 올레드 발광재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공정 시간 역시 단축된다. FMM 방식은 발광물질을 증착할 때마다 금속 마스크를 정렬하고 교체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플립은 기존 대형 올레드 생산에 활용하던 인라인 증착 방식을 적용해 이러한 과정을 줄였다. 유리 기판을 연속적으로 이동시키며 증착하는 방식으로, FMM 대비 증착 공정 시간을 약 40% 단축할 수 있다.
비용 효율성도 플립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FMM은 제품 크기와 해상도에 맞춰 별도로 제작해야 하는 고가 부품이다. 마스크 제작뿐 아니라 정밀 정렬 장비와 유지·관리 인력이 필요하며, 마스크 처짐이나 이물질로 인한 불량도 제조원가를 높이는 요인이다.
김응용 LG디스플레이 위원은 "모델별로 FMM 마스크를 신규 제작하는 데 수백억원이 든다"며 "플립은 마스크 제작 비용뿐 아니라 처짐이나 이물질로 발생하는 불량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설비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비 절감에 유리하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축적한 화이트 올레드(WOLED) 양산 기술과 8세대 생산 인프라를 플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일부 설비는 개조하고 필요한 장비만 추가하는 방식으로 신규 생산라인 구축에 따른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최영석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제품 크기와 종류에 관계없이 생산할 수 있다"며 "8.6세대 신규 투자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 성능 개선 효과도 크다. 플립은 금속 마스크를 제거해 화소 간 간격을 줄이면서 실제 빛을 내는 면적의 비율인 개구율을 기존 42%에서 65%로 높였다. 이를 활용하면 FMM 방식 대비 화면 밝기를 1.6배 높이거나 수명을 2.4배 늘릴 수 있다. 소비전력도 13%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플립을 노트북과 모니터 등 IT용 올레드에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이후 시장 수요에 따라 웨어러블부터 초대형 TV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플립은 이론적으로 1인치대 소형 화면부터 100인치 이상 대형 화면까지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양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플립은 기술 개발 단계로, 고객사 확보와 제품 개발 등을 거쳐 양산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 패널 제조원가 절감률도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최 CTO는 "플립은 LG디스플레이가 22년간 축적한 올레드 기술과 노하우가 응축된 기술"이라며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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