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선고 앞둔 오세훈 "무리한 수사 책임질 시점 다가와"

  •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바람직하지 않은 정부 정책 목소리 낼 것"

  • "집값·전월세 실패한 정부 좋은 평가 어려워…검찰권 무력화에 국민 불안"

  • 2036년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에 긍정적 입장…"전북 어떤 제안도 수용할 것"

  •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 "문화재 대한 애정 국가유산청장보다 덜하지 않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민선9기 출범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민선9기 출범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취임 100일을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3일 예정된 항소심 선고에 관한 질문에 "1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들이 항소심에는 많이 제출됐다"며 "결과를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진실은 늘 밝혀지기 마련이다"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진실이 밝혀지면 그동안 무리하게 수사했던 검찰과 특검이 책임져야 할 시점이 다가올 것"이라며 "경위야 어찌 됐든 이런 재판에 처하게 된 점을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앞서 오 시장은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제3자가 대신 지급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1심에 제출되지 않았던 명씨와 김한정씨의 통화 녹음파일 등이 추가 증거로 채택됐다.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생활비 감소가 지지율 하락 원인"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집값과 전월세 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부정평가는 61.4%로 긍정평가(37.1%)를 웃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주택 가격과 전월세를 낮게 유지하는 데 실패한 정부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며 "주거비가 오르면 가처분소득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수입은 한정돼 있는데, 주거비에 지출이 많이 되면 생활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모두 오르는 '트리플 강세'에 전세 물량은 찾을 수조차 없다. 상대적 생활비 감소가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검찰 개혁 기조에 대해서도 "검찰권을 무력화하고, 모든 수사권을 경찰에 이양시키는 과정과 행태를 지켜보면서 많은 국민이 불안감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으로서 이런 부분에서 목소리를 높여 왔지만, 상당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앞으로도 잘못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개혁을 표방하는 변화에는 꾸준히 목소리를 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임 국토부 장관 만남 요청…서울 공급 환경 개선 건의”
오 시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정부 차원의 속도전으로 서울 수도권의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가 급증하는 중"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지난 5년은 (서울시가) 사력을 다해온 기간이라고 자평하는데, 이런 노력에 정부가 무엇을 도왔느냐 돌아보면 냉정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들어 주택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도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대해 전향적 자세로 돌아섰지만, 두세 달이 채 되지 않았다"며 "인허가 물량 증가가 (정부의) 속도전 때문인 양 얘기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정부가 도와줘야 할 부분이 있다"며 "다행히 국토부 장관이 바뀌셨고 조만간 뵙자고 요청을 한 상태인데, 뵙게 되면 서울의 공급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운4구역 개발 시 종묘 가치 100배 높아져"
국가유산청과의 갈등으로 표류 중인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둘러싼 종묘 경관 훼손 논란에는 "문화재에 대한 애정은 국가유산청장님보다 제가 결코 덜하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종묘시민광장 조성, 율곡로 지하화 등 서울시가 문화유산 주변 환경 개선에 앞장서 왔다"며 "(세운4구역에 들어설 건물의) 높이가 세워진다고 종묘 경관이 훼손되거나 문화재성이 저감되는 것이 아니다. 종묘의 가치는 지금보다 10배, 100배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오히려 세운상가가 허물어지고 거기에 폭 80m, 길이 1㎞의 녹지가 생기는 순간 종묘는 전 세계 어느 역사 유적보다도 가장 돋보이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36 올림픽 전북 공동개최 요청 마다할 이유없어"
2036년 하계올림픽 서울·전북 공동 개최 방안에 대해서는 "전북이 어떤 형태의 제안을 해오더라도 다 수용할 생각"이라며 처음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전북이 공동 개최를 요청하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변경 사항이 수용돼야 공동 개최지로 들어가겠다는 제안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공동 개최 방식이 실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선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개회식·폐회식을 서울에서 하는 것이 관심이 아니다. 선수촌과 기자촌을 어디에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IOC 역시 관심 있는 것은 어디에서 개최하는 게 가장 비용이 적게 들어가고 불편함 없이 대회를 운영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전북을 오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2~3시간을 왕복해 가며 대회를 치르는 것을 IOC가 선호할 것이냐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최근 이원택 전북도지사에 개최권을 딸 수 있는 공동 개최의 형태가 어떤 것인지 충분히 감안해서 서울시에 제안해 달라고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정부에도 IOC의 판단까지 고려한 공동 개최안을 마련해 전북에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통공사 인력 효율화 필요…"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촉구"
또 매년 반복되는 시내버스 파업 우려를 두고 "정부가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노사 갈등과 관련해서는 만성 적자를 줄이기 위한 인력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교통공사는 굉장한 적자 상태"라며 "선택지는 분명하다.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두 지하철 운영기관 통합을 거론하며 "두 개의 조직이 합해지면 겹치는 인력이 있게 되고, 중복되는 업무는 줄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원을 줄이고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시민적 요구사항"이라면서도 노조와 "어느 정도 타협점은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TBS 정상화에는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과거에 대한 반성과 방송 공정성 확보를 정상화의 전제로 제시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민선 9기 서울시정의 공식 슬로건으로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제시했다. 그는 민선 9기 시정 방향에 대해 "서울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만 말하지 않겠다"며 "그 성장이 시민의 삶을 바꾸고, 더 큰 행복으로 이어졌는지로 평가받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0일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제게 주어진 마지막 4년 시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단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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