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인들은 긴 구조 활동보다 더 긴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8월 네팔 대홍수 발생 직후부터 이어졌던 당국의 구조, 수색 활동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중국 티베트 지역과 접한 네팔 국경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지금까지 최소 1천455명이 숨지고, 5천285명 이상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가까스로 구조된 이들은 1만3,795명이다.
6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파닌드라 파우델 네팔 국가비상운영센터장은 전날 “우리는 수색 및 구조 단계에서 재건 단계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수 개월간 진행해 오던 수색, 구조 활동을 종료하고 국가 재건에 몰두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재건 과정에서 발견되는 시신이나 귀중품 등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비상 구조 활동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가 재건이 시급한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재건 비용이 최대 48억 달러(약 6조4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한다. 발렌 샤 네팔 총리는 뉴욕 유엔총회에서 재건에 네팔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교, 보건소, 병원 등 공공건물 수십 곳과 도로, 다리, 하수처리시설, 수력발전 시설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막대한 비용을 재건에 쏟아부어야 하는 네팔은 남아시아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다. 샤 총리는 국제사회에 무상 원조 방식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네팔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에서 가장 적은 나라 중 하나지만,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나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데 행정 절차도 발목을 잡고 있다. 네팔에서는 실종자를 12년이 지나야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유족들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의 사망 증명서를 받기 어려워 홍수 보상금 수령부터 재산 이전, 상속까지 모든 길이 막혀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신을 찾아도 문제다. 지금까지 1,400구가 넘는 시신이 수습됐지만, 네팔은 이 정도 규모의 DNA 분석 경험이 거의 없다. 당국은 일부 시신에서 DNA 사료를 채취한 뒤, 유족이 찾으러 올 경우를 대비해 표식을 남기고 매장했다.
네팔 정부는 BBC에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재난 같은 예외적 상황에서 구시대적인 법이 유족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내무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필요하면 법을 개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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