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질서 의심 사건 66% 무혐의…행정처분 8% 그쳐  

자료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 사진챗GPT
[자료=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 사진=챗GPT]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행위로 의심돼 전문기관이 지방자치단체에 넘긴 사건 10건 중 7건 가까이가 무혐의로 종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기관의 1차 조사와 지자체 처분 단계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단속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부동산원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행위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5042건으로 집계됐다.
 
신고 건수는 2022년 87건에서 2023년 491건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이후 2024년 1208건, 지난해 1488건까지 증가했고 올해도 7월 말까지 1094건이 접수됐다.
 
부동산원은 신고 사건을 기초조사한 뒤 위법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4161건을 전국 지자체에 넘겨 조사와 처분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2748건, 66.0%가 지자체 조사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 등으로 종결됐다. 공인중개사 등록 취소나 업무정지 등 실제 행정처분으로 이어진 사건은 341건으로 전체의 8.2%에 그쳤다. 수사의뢰는 485건, 11.7% 수준이었다.
 
전문기관과 지자체의 판단이 엇갈린 사례도 있었다. 경남 창원에서는 한 공인중개사가 중개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을 매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동산원은 사실관계 조사 후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지만, 관할 지자체는 매도인과 공인중개사 배우자 간 직접 거래였고 매수대금도 배우자의 개인 자산이라는 해명을 받아들여 무혐의로 종결했다.
 
경기 용인에서도 공인중개사가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장기수선충당금을 임차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특약을 별도 설명 없이 권유했다가 중개 대상물 확인·설명 의무 위반으로 신고됐다. 공동주택관리법상 장기수선충당금 부담 주체는 주택 소유자지만, 지자체는 법 규정과 다른 내용이 특약에 담겼다는 이유만으로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집값 담합과 공인중개사 위법 행위 등을 걸러내기 위해 전문기관이 1차 조사를 벌이고도 실제 처분 단계에서 상당수가 무혐의로 끝나면서, 조사 기준과 처분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행위 단속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가지려면 신고 접수와 기초조사뿐 아니라 지자체 처분 단계까지 일관된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유 의원은 “부동산원이 전문 인력을 투입해 혐의를 1차 스크리닝해 이첩해도 관할 지자체가 형식적 서면 검토만 거쳐 3분의 2를 무혐의로 덮는 구조적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며 “부동산원과 지자체 간 상시 합동점검 체계를 제도화하고 지자체 공무원의 자의적 판단을 막을 명확한 통일 조사·처분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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