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으름짱에 길 잃은 플랫폼규제] 국내서 수조원 벌어가는 해외 빅테크…제재 공백 속 역차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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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지피티 생성]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플랫폼 혁신을 위해선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빅테크 기업을 규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규제 공백 속에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국내 플랫폼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 한 해에만 수조 원대 광고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법인세 회피와 무임승차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해외 기업들의 책임과 의무를 위해 지정한 '국내 대리인' 제도 역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29일 조인철 의원실에 따르면 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외부 전문업체를 국내 대리인으로 지정하고 단순 연락 전달 역할만 수행하는 등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주식회사 디에이전트, 메타는 프라이버시에이전트 코리아, MS는 제너럴에이전트 등을 국내 대리인으로 두고 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해외 사업자에 대해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해외 사업자의 법 위반이나 사고 발생 시 국내법 집행력을 높이기 위해 2018년 도입됐다. 

법 취지에 맞게 작동하고 있지 않지만 실질적인 운영 실태를 점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조 의원실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미통위는 2022년부터 국내 대리인 실태점검을 해왔으나 법률상 근거가 없어 사업자의 자율적 협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사업자는 국내 이용자 문의에 상담원이 아닌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만 대응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책임의 비대칭을 고착화하는 요인이다. 이에 조 의원은 국내 대리인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는 방미통위의 국내 대리인 운영 실태조사 의무화와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시행령에 담도록 했다. 또한 국내 대리인에게 이용자 정보 제공 책임을 명시적으로 부여했다. 

망 무임승차 논란도 역차별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킴에도 국내 기업과 달리 망 사용료를 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망 사용료는 콘텐츠사업자(CP)가 콘텐츠를 송출할 때 발생하는 트래픽 대가를 의미한다.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국내 CP는 망사용료를 내지만 구글과 같은 해외 CP는 국내에선 지불하지 않는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구글의 국내 트래픽과 매출액을 감안했을 때 지난해 최대 3479억원에 이르는 망 사용료를 지불했어야 한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망 사용료 법제화는 사실상 동력을 상실했다. 지난해 11월 맺은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망 사용료 문제는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망 이용은 유상'이라는 전제는 유럽연합(EU) 등 여러 판례에서 증명하듯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더욱이 국내에서 추진 중인 망사용료 법제화의 핵심은 해외 기업에 망 이용대가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망 이용에 있어서 기업 간 협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통상 문제와 직접적으로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협상력을 갖추려면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싱가포르, 베트남, 일본 등과 연대한 글로벌 사우스 얼라이언스를 맺어 망 사용료 문제를 일반원칙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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