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3분기 호실적에도 '울상'..."수익성 유지 관건"

  • 정제마진 회복에 3분기 흑자전환 성공

  • 4분기 美 관세 여파로 국제 유가 하락 '위기'

사진GS칼텍스 공장
GS칼텍스 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정유업계가 3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정제마진 회복으로 일시적인 수익 반등을 이뤘지만, 유가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기 호실적보다는 중장기 수익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가 올해 3분기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내내 배럴당 4달러 수준에 머물던 정제마진이 최근 들어 13달러를 넘어서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결과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 구매비용 등을 뺀 값으로, 정유사의 핵심 수익 지표로 통한다. 보통 정유업계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정제마진 수준은 배럴당 4~5달러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정제 마진이 급격히 개선된 것은 러시아·미국·중동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공급 차질 때문이다. 여기에 겨울을 앞두고 연료 수요가 높아진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정제마진 회복은 정유업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먼저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292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1~2분기 이어지던 적자를 끊어냈다. SK이노베이션도 석유사업 부문에서 매출 12조4421억원, 영업이익 3042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1912억원)와 GS칼텍스(3721)도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다만 이런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의 대규모 관세 조치,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으로 국제유가가 또다시 요동칠 수 있어서다. 국제유가 하락은 정유사에게 악재로 작용한다. 유가가 급락하면 미리 사둔 원유의 재고평가손실이 확대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정유업계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 손실이 반영된 탓이다. 실제 국제유가는 지난 6월 배럴당 78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로 20% 가까이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원유 재고 급증으로 올 4분기(9~12월) 유가 급락을 전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정제마진 변동에 따른 실적 롤러코스터를 벗어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부문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3분기 실적이 반짝 회복된 것"이라면서 "공급 불안이 해소되면 언제든 정제마진이 다시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항공유나 바이오연료 등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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