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힘, 지방을 키우다] 가족과 함께 성장한 가스공사…소비·지방세수도 함께 '쑥'

한국가스공사 본사 외경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본사 외경. [사진=한국가스공사]

# 한국가스공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본사 이전 결정에 따라 홀로 대구행을 택했다. 처음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내 가족과 함께 이주하기로 결심했다. 대구 생활은 만족스러웠고 동산의료원에서 태어난 셋째 딸은 이제 초등학생이 됐다. 그는 “공사의 대구 정착 유도 정책에 따라 가족과 함께 이주한 동료가 한둘이 아니다”며 “대구는 이제 제2의 고향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가 대구 본사 이전을 완료한 지 11년이 지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함께 균형발전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족 동반으로 이주하는 직원들이 늘고 지역 기업 수주와 인재 채용이 확대되면서 ‘이전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2014년 6월 경기 성남시 분당 본사에서 대구 혁신도시로 이전을 시작해 같은 해 9월 이전을 완료했다. 당시 대구로 이전한 공공기관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 이전 초기에는 혼자 이주하는 직원이 많았지만 가족과 함께 대구행을 택한 사례가 점차 늘었다. 가족을 동반한 이주자는 이전 초기 319명에서 2023년 662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 이주 인원은 1653명에 달한다.

특히 2030세대의 대구 정착률이 높아진 점은 고무적이다. 이전 초기 109명이던 청년 직원 수는 336명으로 세 배 넘게 증가했다. 젊은 세대 유입에 따라 지역의 지속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가족 동반 이전이 늘면서 지역 내 소비지출도 확대됐다. 평균 소비지출을 기준으로 연간 지역 내 소비 증가액은 2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수 효과도 컸다. 가스공사는 대구 이전 이후 10년간 지방세 422억원을 납부했으며 이는 대구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중 가장 큰 규모다.

지역 인재 채용도 꾸준히 늘었다. 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신규 채용 인원 중 30%를 대구·경북 지역 출신으로 뽑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정책에 따라 지난 10년간 지역 인재 316명이 입사했다. 이 가운데 2014~2016년에 입사한 102명 중 70여 명이 현재 과장급으로 성장했다.

지역 기업과의 동반 성장세도 뚜렷하다. 2014년 10억4100만원에 불과했던 지역 기업 수주액은 지난해 922억7500만원으로 90배 이상 늘었다. 10년간 누적 수주 건수는 369건, 수주액은 1489억원에 달한다. 가스공사가 지역 기업에 입찰 가점을 부여하는 등 지역 우대 정책을 강화한 결과다.

기자재 국산화 성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화성밸브와 금강밸브로, 대형 볼밸브 실증시험을 거쳐 제품화에 성공했다. 가스공사는 유휴 설비를 중소기업의 테스트베드로 제공하고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핵심 부품의 국산화로 연간 약 5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를 거뒀다.

이전 효과는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2022년에는 대구에서 세계가스총회(WGC)를 개최해 전 세계 73개국 9400여 명이 참가했으며 경제적 파급효과는 4000억원에 달했다.

가스공사 이전은 단순한 본사 이동이 아니라 인구 유입, 고용 창출, 산업 혁신 등 지역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가스공사는 대구 혁신도시의 맏형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공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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