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기업의 고객센터 운영은 낯설지 않지만, 보수적인 문화가 뿌리 깊은 로펌업계에서 별도의 고객 전담 조직을 두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법률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사건의 결과뿐 아니라 진행 과정에서의 소통과 신뢰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한 곳은 법무법인 YK다. 기존에도 사건 종료 후 관련 절차를 관리하는 리스크관리팀이 존재했으나, 주로 사후관리에 집중돼 고객 대응엔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YK는 리스크관리팀을 사건 진행 중 발생하는 고객 불만과 개선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인사평가와 서비스 품질 고도화로 연계하는 전담 조직인 '고객만족센터'로 확대·개편했다.
최근 법률시장은 ‘로펌쇼핑’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법률소비자의 선택이 세분화되고 있다. 사건 결과뿐 아니라 소통, 신뢰, 대응 속도가 중요한 경쟁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로펌의 고객관리 체계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법률서비스의 질적 경쟁과 소비자 중심 관리 체계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7년 국회입법조사처의 '법률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동향 및 후속대책 연구'에서는 법률시장 개방이 국내 로펌 간 경쟁을 심화시키며 서비스 품질 향상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법률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품질 관리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시장의 중심이 결과에서 경험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YK는 센터를 통해 의뢰인과 로펌 간 소통의 전 과정을 데이터화하고, 문제 해결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센터는 사건이 진행 중인 의뢰인을 대상으로 정기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불편사항과 건의사항을 직접 수집한다. 이는 방문 의뢰인 응대나 상담 지원에 집중하는 타 로펌의 CS(고객서비스) 조직과 달리, 이미 사건을 의뢰한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진행 중의 문제를 실시간으로 파악·관리하는 방식이다.
센터는 독립된 조직으로서 의뢰인의 의견을 상부에 보고하고 개선 과정을 주도하며, 필요 시 담당 변호사·팀과 즉시 협의해 대응 속도를 높인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의뢰인은 사건이 마무리 되기 전에도 자신의 불만이나 요청을 전달할 수 있고, 로펌은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불만이 발생하기 전 단계에서 개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사임 요청이 발생한 경우에는 사유를 확인해 개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시행한다. 의뢰인이 담당 변호사나 직원에게 직접 말하기 어려운 의견은 센터를 통해 접수돼, 내부 지침에 따라 해당 부서로 전달·개선된다.
축적된 데이터는 매월 △불만 건수 △사임 사유 △소통 미흡 사례 △개선 결과 등으로 분류·분석해 상부에 보고되며, 인사평가 지표에도 반영된다.
센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순한 사후 불만 처리에서 벗어나, 문제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관리 중심의 CS 체계로 전환됐다. 이를 통해 사건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서비스 미흡 요인을 체계적으로 추적·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YK 관계자는 "진정한 로펌의 경쟁력은 결과가 아니라 고객의 신뢰에서 완성된다"며 "고객만족센터는 단순한 불만 접수 창구가 아니라, 의뢰인 경험을 기준으로 서비스 문화를 개선하는 내부 컨트롤타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YK는 향후 전국 31개 분사무소와의 연계 시스템을 통해, 지역별 고객 피드백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통합 관리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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