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지방정부 간 우호협력을 토대로 한일 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23일 나라현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일 우호 리셉션’에 참석해 “충남과 나라는 1,500년 전 백제와 아스카가 맺은 인연 위에 오늘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공동 번영과 평화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나라현, 오사카총영사관, 재일본한국민단 나라본부가 공동 주최했으며, 양국 지방정부 및 경제계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나라현에서는 야마시타 마코토 지사와 다나카 타다미쓰 의회 의장, 타노세 료타로 일한친선협회장, 코야마 신조우 상공회의소연합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양 지역의 지속적 교류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태흠 지사는 인사말에서 “한일 양국은 지난 60년 동안 역사·안보·경제 문제로 갈등과 협력을 반복해왔지만, 그 속에서 지방외교는 흔들리지 않는 기둥 역할을 해왔다”며 “지방정부가 쌓아온 신뢰의 토대 위에 양국의 새로운 60년을 설계하자”고 말했다.
이어 “백제가 일본에 전한 불교·예술·건축·제도 등은 아스카 시대 일본이 국가의 틀을 세우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며 “나라는 백제인들이 바다를 건너 새 삶을 일군 땅으로, 동대사와 비조사 등 곳곳에 백제의 혼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특히 충남과 나라현이 지난 15년간 청소년·환경·다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온 점을 언급하며 “이 같은 교류는 천년을 이어온 역사적 인연이 오늘날 다시 이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고(故)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공자가 말한 ‘장막여신(杖莫如信)’처럼, 서로에게 신의만큼 든든한 지팡이는 없다”며 “충남은 앞으로도 가장 가까운 이웃인 나라와 함께 공동 번영과 평화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시타 마코토 나라현 지사도 “나라현은 한반도와 1,500년 넘는 교류 역사를 갖고 있으며, 2011년 충남과 우호협정 체결 이후 청소년을 비롯한 다양한 세대 간 교류를 이어왔다”며 “이번 교류 행사는 양 지역은 물론 한일관계 전반의 상호 신뢰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이번 방문을 계기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충남과의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혼슈 중남부에 위치한 나라현은 면적 3,690㎢, 인구 약 128만 명으로 주요 산업은 섬유·목재·관광업 등이다. 710년부터 784년까지 일본의 수도로 번영했으며, 세계문화유산 호류지와 도다이지 등 고대 유적이 밀집해 있다. 충남도는 2011년 나라현과 우호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양 지역은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25회 이상의 교류를 이어가며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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