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달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시장 예상대로 동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 속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2일 일반 대출 기준이 되는 1년물 LPR을 3.0%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역할을 하는 5년물 LPR을 3.5%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LPR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물 LPR은 신용대출·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되며, 5년물 LPR은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전쟁이 겹치면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압박이 커지자 인민은행은 앞서 5월에 7개월 만에 1년물과 5년물 LPR을 각각 0.1%포인트(P)씩 인하한 바 있다.
시장은 부동산 경기 및 투자·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데다가, 미·중 관세전쟁 재점화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올해 안에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부양책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래리 후 맥쿼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7~8월 두달간 경제 통계 수치가 저조했던만큼 중국 지도부가 경제 안정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부양책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연내 LPR을 약 10bp(1bp=0.01%P)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 지도부는 굳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더라도 올해 목표로 한 약 5% 남짓 경제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짚었다.
바클레이즈 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7~8월 경제 활동 데이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새로운 경기 부양책 도입의 시급성이 커졌지만, 새로운 재정 부양책의 규모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라며 미·중간 무역 휴전이 이어진다면 새로운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인허증권은 최신 보고서에서 4분기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경제성장과 완전고용이라며 하반기에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이 지속되면 인민은행 10월 LPR이 약 10~20bp 추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