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에 한은 '10월 인하' 탄력…변수는 '부동산'

  • 서울 집값 안잡히면 미뤄질 수도

  • 시장선 "재정 확대 시너지 위해 필요"

  • '유동성 공급, 악영향 우려' 의견도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하고 연내 2회 추가 인하를 시사하면서 한국은행도 10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관건은 서울 집값 진정세다. 10월 1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전까지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11월로 인하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18일 오전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관련해 "미국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서 국내 경기·물가·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 차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부담이 덜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 연준은 16∼17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4.00∼4.25%로 0.25%포인트 낮췄다. 우리나라와 금리 차는 2.00%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연내 한 차례 추가 인하에 무게를 두고 인하 시점을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10월 인하에 베팅한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의 재정 확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추가경정예산안 집행과 금리 인하가 동반될 때 정부 지출의 승수효과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연내 금리 인하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아주경제 그래픽팀]
다만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한은이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7.7원 오른 1387.8원을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오전 거래에서 0.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422%를 나타냈다. 한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그다지 형성되지 않았다는 걸 뜻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로 한은이 4분기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실시할 배경은 마련됐으나 부동산 문제를 고려할 때 인하 기대 확산으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담"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국민성장펀드 등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으로 공급되는 유동성이 자칫 부동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한은이 금융안정에 초점을 맞출 공산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1월 인하를 전망하지만 연내 추가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며 "8월 의사록에서 모든 금통위원들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경계심을 보였으며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KB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21% 상승했다. 8월 18일 0.11%→8월 25일 0.14%→9월 1일 0.17%→9월 8일 0.18%→9월 15일 0.21%로 4주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서울대 특강에서 "유동성 공급으로 부동산에 불을 지르지 않겠다"며 "금리 인하는 한두 달 미뤄도 경기를 잡는 데 큰 영향이 없지만 인하 시그널로 서울 집값이 오르면 더 큰 고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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