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 간 패권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 투자자 중 90% 이상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미국) 투자자 90% 이상이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려는 명확한 의향이 있다”면서 이는 중국 주식 시장이 정점을 찍은 2021년 초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들 투자자들은 특히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과 생명공학, 새롭게 부상한 소비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중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들이 중국 소비시장을 주도하게 되면서 중국 주식 시장에서도 전통적 중국 소비주인 마오타이 등은 인기가 떨어지고 라부부의 팝마트와 중국 최대 밀크티 업체 미쉐 등이 떠오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로봇 등 특정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데다 주식 시장 육성 및 경제 안정에 대한 중국 정부의 노력, 미국 내 자산 다각화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지난 수년 간 침체됐던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의 로라 왕 중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미국 투자자들은 현재 중국 주식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자본 유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18일 상하이종합지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중국 증시가 상승 랠리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경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과 부동산 시장 부진 등 중국 경제 문제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모건스탠리는 경고했다. 왕 전략가는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 안정을 위해 올바른 방향의 소규모 부양책들을 점진적으로 취하고 있고, 주식시장을 육성하려는 명확한 의지도 보이고 있다. 최악의 시기는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정부 정책이 물가 안정과 경제 균형 발전을 유도하는지 지켜봐야 하며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