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관계를 풀려면 먼저 서로 비방부터 멈춰야 하지 않을까요?”
“이산가족 상봉 같은 교류가 다시 시작되면 좋겠어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사라져야 평화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7일 부산 구남중학교 강당에서는 교복 입은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산북구협의회가 마련한 ‘2025 전국 릴레이 원탁회의–부산, MZ Peace Talk’에서다. 구남중 3학년 학생 100여 명은 남북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이어갔다.
김예종 부울경퍼실리테이터협동조합 이사장이 진행한 이날 행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사전 인식조사, 조별 원탁토론, 전체 발표, 사후 인식조사까지 촘촘히 짜였다. 무선투표기로 진행된 사전조사에서 학생들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부담”을 우려하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원탁토론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학생들은 △남북 간 상호 비방 중단 △이산가족 상봉 재개 △학술·문화·스포츠 등 민간 교류 △북한 자원과 남한 기술을 결합한 경제 협력 △대북 인도적 지원 △청소년 대상 통일 교육 확대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토론 후 다시 실시한 사후 인식조사에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것이 통일의 첫걸음”이라는 응답이 크게 늘었고, “우리 세대가 통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 있는 답변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학생들의 소감은 진지했다. 한 학생은 “뉴스에서만 접하던 문제를 직접 토론하니 생각이 깊어졌다”고 했고, 또 다른 학생은 “통일은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과제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배중효 민주평통 부산북구협의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오늘 나눈 생각은 민주평통을 통해 대통령께 보고되고,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통일은 기성세대가 아닌 여러분,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의 발언이 통일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며 청소년들의 참여와 자부심을 독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