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하락에 1조원 넘게 베팅했다. 최근 증시가 정책 실망감에 급락하면서 수익률도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선 펀더멘털에 근거한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조171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개인 순매수 2위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2배 역추종하는 일명 '곱버스' 상품이다. '곱버스' ETF 외에도 'KODEX 인버스'도 193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부진하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47.05%, KODEX 인버스는 25.49% 하락했다.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 투자한 NH투자증권 이용자의 평균 수익률은 -38.27%다. 이들 이용자의 평균매입단가는 2759원으로, 이 ETF의 현 주가(1374원)는 이를 밑돌고 있다.
국내 증시가 연초 이후 30.00%나 상승하면서 하락을 전망하는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주가지수 중 1위다. 이재명 대통령이 증시 부양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기대감이 몰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초 이후 순매도를 기록 중인 외국인, 기관과 달리 개인은 7조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이 중 일부 투자자들은 증시 하락을 전망했다.
지난 1일에는 국내 이슈로 증시가 급락하기도 했다.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 증권거래세 인상, 배당소득 분리과세 후퇴 등으로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 등 대외 악재도 있었지만 대내 사안이 더욱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그러나 아직 인버스 투자자들이 환호하긴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일 하락은 투자심리에 기인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펀더멘털에 근거한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며 "7월 수출 실적 또한 견조하고, 코스피는 2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되면서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를 거친 뒤 상승 추세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코스피 연말 타깃을 3300포인트에서 3500포인트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세 리스크 해빙 전환,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완화, 정부의 증시 구조개혁 등이 신고가 돌파 랠리를 견인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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