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걸린 '박원순표 마스터플랜' 하반기 부동산시장 최대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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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기자
입력 2018-07-2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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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발표시기 계획 정부와 조율"...부동산시장 혼란 불가피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마스터플랜이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 시장이 여의도와 용산에 대한 통합개발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이후 해당지역 집값이 꿈틀대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시장 과열 우려를 표하고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하라며 제동을 걸었다.

대규모 개발호재를 맞은 여의도와 용산지역은 기대심리가 한층 고조돼 있다가 정부의 제동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엇갈린 행보를 제때 조율하지 못하면 이 같은 부동산 시장 혼선은 가중될 전망이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에 대한 발표를 늦추는 등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이 마스터플랜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힌 상태여서 집값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정부와 얼마나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여의도를 통째로 재개발할 계획"이라면서 "여의도를 새로운 신도시에 버금가게 만들 수 있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여의도를 국제금융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준비해왔다.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살펴보면 여의도를 수변 도심형 글로벌 복합지역으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주거지와 도로, 학교, 기반시설 등을 총괄적으로 재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 상향하는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 

용산 마스터플랜은 중구 봉래동과 용산구 한강로 일대 약 349만㎡ 용산 지구단위계획구역 일대를 개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광화문광장 규모의 공원을 짓고 서울역∼용산역 철로는 지하화한 뒤 그 위에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단지와 쇼핑센터를 만드는 것을 검토한다.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용역이 12월 마무리되면서 하반기께 발표할 계획이다. 용산 마스터플랜(용산 광역중심 미래비전 및 실현전략)도 오는 9월 용역을 마치고 발표를 앞두고 있다.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발표는 잠잠하던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폈다. 여의도와 용산 일대에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며 호가가 급등하고 매물은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여의도와 용산의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7월 셋째 주 각각 0.24%, 0.20%로 전주 대비 0.10% 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동부이촌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물이 거의 없다"면서 "개발 기대감에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은 "도시계획은 시장이 발표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진행되려면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가 이뤄져야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서 박 시장에게 일침을 가했다. 

서울시 내부적으로는 마스터플랜 발표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발 계획 발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보니 발표 시기와 계획에 대해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의도·용산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두 개발 계획이 구체화되면 서울 전역의 집값이 들썩거릴 게 뻔하다. 집값을 부추기는 개발 계획이다 보니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와 배치되는 행보를 걷게 되는 셈이다.

 또 여의도 재건축 단지 가운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단지의 경우 마스터플랜에 맞춰 다시 정비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반발이 예상되며, 용산의 경우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용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려고 했지만 삽도 뜨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내에서 강남구 삼성동 GBC와 상암DMC 롯데몰 건립 사업 등 해결하지 못한 채 몇년째 표류하고 있는 도시계획들이 많다"면서 "기존 서울시 도시계획 프로세스대로라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이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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