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우의 Pick味] 유통업계 홍보맨의 최애 ‘해장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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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1-0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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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한 북엇국부터 ‘소호정’ 한우국시, ‘중국식 쌀국수’까지 취향도 다양

과음이 유독 잦은 홍보팀들이 사랑하는 해장 메뉴 중 맑은 ‘북엇국’을 빼놓을 수 없다.[사진=아이클릭아트]


2018년 무술년 새해, 신년회를 빙자한 술자리가 잦은 요즘이다. 안주가 맛난 술집도 좋지만, 전날 과음에 지친 간을 달래주는 해장 맛집도 미식가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버킷리스트다. 

주요 대기업 사옥과 오피스가 몰려있는 을지로·시청·광화문, 강남 일대 직장인들은 과연 어디서 쓰린 속을 달랠까. 임원부터 과장, 대리까지 맛과 유행에 민감한 유통·식품업계 홍보맨들이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해장 맛집’이라면 믿음이 갈 수밖에 없다.

업무특성상 많은 사람을 수시로 만나야 하고 밥먹는 시간에도 기자들의 전화응대를 해야 하는 터라 회사인근 맛집을 애용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조금 멀어도 나만의 숨은 맛집을 애써 찾아간다는 이도 있었다. 구체적인 맛집은 주요 해장 메뉴에 따라 분류해 봤다.

부드럽게 속 달래주는 ‘맑은 국물파’= 나이가 무색하게 강철체력으로 유명한 이종현 롯데지주 홍보상무의 스태미너 해장국은 다름 아닌 북엇국이다. 이따금 좋은 사람들과 ‘반주’를 한 다음 날이면 서울시청 태평로파출소 인근 ‘무교동북어국집’으로 향한다. 이집 메뉴라고는 7000원짜리 북엇국 달랑 하나지만, 가게가 문을 여는 오전 7시부터 사람들이 금새 줄을 설 만큼 인기가 좋다.

이종현 상무는 “아니 여기 모르세요? 아무도 말 안하던가요? 무교동! 사무실을 잠실로 옮기면서 예전보다 자주 못 가지만 을지로에 있을 때는 아침부터 가서 기다렸다가 먹었죠. 한 그릇 하면 크~해장 끝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상무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 중간중간 크~ 하는 추임새에서 최애 맛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롯데그룹 계열사끼린 입맛도 통하는 것일까. 이혁 롯데제과 홍보팀장도 해장 메뉴로 북엇국을 즐긴다. 서울 양평동 소재 32년 전통의 ‘북어국’은 북엇국과 북어찜만 파는 내공 있는 집이다. 한 그릇에 7000원으로 가격도 부담 없고 회사에서 가까워 롯데제과 직원들이 자주 찾는다. 역시 북엇국은 명불허전 해장 메뉴임이 틀림없다.

김일규 동원그룹 홍보팀장은 양재동 본사 인근에서 최고 맛집으로 알려진 ‘소호정’을 찾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단골집으로 알려진 이곳의 대표 메뉴는 한우가 들어간 진한 국물의 국시다. 국회 앞 소호정은 여의도 직장인들의 속풀이 맛집으로 유명 정치인과 직장인들이 즐겨찾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편의점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홍보팀의 박정권 팀장과 유철현 대리는 콩나물국밥 전문점인 ‘전주현대옥’을 최애한다. 유 대리의 해장코스는 콩나물국밥에 새우젓을 한 스푼을 넣고 1000원을 더 내 오징어를 추가하는 것이다. 그는 “한층 깊어진 국물 맛과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추(강력추천)했다.

김형철 CJ그룹 커뮤니케이션실 부장은 업무상 여유 시간에 따라 해장 맛집의 선택이 갈린다. 외근시에는 충무로 ‘부산복집’과 오징어찌개를 파는 ‘복정집’으로 향한다. 대신 바쁠 때는 서울 쌍림동 사옥 지하 1층 ‘차이나팩토리딜라이트’에서 짬뽕 국물을 들이킨다.

김시재 GS리테일 과장은 해장의 정통메뉴인 북엇국을 먹기 위해 ‘역삼동북어집’을 찾는다. 내장탕을 파는 삼성역 인근 ‘중앙해장’, 역삼역 인근 부대찌개 전문 ‘대우식당’도 김 과장이 손 꼽는 맛집이다.

소성수 해태제과 홍보팀장은 남영동 일식집 ‘쯔쿠시’를 추천했다. 이곳에서 그는 “돼지뼈를 우려낸 하얀 국물이 일품인 일본식 짬뽕을 즐긴다. 오래된 맛집이라 회사 본사 위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쯔쿠시를 기준으로 찾는 경우도 있다”며 “삼각지에 있는 ‘한강생태탕’도 추천한다. 일체 조미료를 쓰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재곤 신세계 홍보상무가 추천한 해장 맛집, 서울 신사동 ‘청자 매운소돼지갈비찜’의 매운돼지갈비찜 [출처=블로그 ‘서나양 daily life’ ]


◆뭐니 뭐니 해도 칼칼해야 제 맛 ‘빨간 국물파’= 매운 음식 마니아인 김재곤 신세계그룹 상무가 자주 찾는 맛집은 강남구 신사동 ‘청자 매운소돼지갈비찜’이다. 대표 메뉴인 매운소갈비찜의 육수는 캡사이신이 아닌 청양 고춧가루로 맛을 내고, 의성마늘도 듬뿍 넣었다. 취향별로 매운 맛 정도도 조절할 수 있어 칼칼한 국물을 좋아하는 이들의 속풀이에 딱이라고.

미국 뉴욕에서 연수를 마치고 온 공재훈 이마트 부장도 해장만큼은 칼칼한 국물로 쓰린 속을 달랜다. 홍보실이 있는 회현동 메사빌딩 인근 ‘속초집’ 생태찌개나 ‘회현집’의 김치찌개, 계란말이로 밥 한그릇 뚝딱 하면 금새 속이 풀린다고 한다. 

서규하 롯데물산 과장은 건대 맛집으로 알려진 마라탕 전문점 ‘라화쿵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원남전통쌀국수를 추천했다. 이 집은 중국에서 오래 일한 경험이 있는 최영 팀장에게 소개받은 요즘 뜨는 맛집이다. 서 과장은 “훠궈(火鍋) 국물에 라면같은 굵은 쌀 면발이 독특하고 맛있는데, 해장하러 갔다가 다시 술을 마시고 싶을 만큼 얼큰하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홍보팀이 자주 가는 해장 음식점은 의외로 평범했다. 남부터미널역 사옥 인근의 오래된 작은 분식점에서 파는 부대찌개다. 궁금해서 꼭 맛봐야겠다는 분들은 하이트진로 측에 전화를 해보심이 좋을듯 하다. 

반면 같은 주류업계지만 하이트진로와 정반대로 느끼한 음식으로 깎인 위장을 코팅한다는 ‘서구파’도 있었다. 오비맥주 장유택 부사장은 “기름진 햄버거나 치킨, 짜장면 등으로 속을 든든하게 해 속을 푼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인 오비맥주와 어울리는 해장법 같기도 하다.

최영완 CJ오쇼핑 대리는 서울 방배동 사옥에서 4호선을 타고 굳이 경기도 과천까지 가서 속을 푸는 소신파다. 그는 과천 ‘진지방’ 순댓국을 한번 먹으면 다른데서는 이런 깊은 맛을 느낄 수가 없다고 극찬했다. 최 대리는 “진지방에서는 순댓국을 못 먹는 이들에겐 돈가스와 비빔국수를 추천하는데 색다른 두개의 맛을 보장한다”며 “보통 순댓국을 한 사람당 1개씩 시키고 돈가스나 비빔국수를 시켜서 나눠먹는다. 돌아오는 길에 과천경마공원에 잠시 들러 야외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 전날 술기운이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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