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뉴이스트의 '좋아해, 너를' 소박하고 정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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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09-1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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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레온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최민기[사진=영화 '좋아해, 너를' 스틸컷]

수제 구두 가게에서 일하는 레온(최민기 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아픈 상처를 가진 그는 스스로 행복을 포기, 자신에게 벌을 주고자 한다. 타인과 소통을 하거나 맛있는 것을 먹는 등 자신에게 행복을 제한하고 자유를 빼앗기로 한 것. 레온은 묵묵히 일에만 전념하며 외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레온 앞에 예측 불가한 여인 소나(칸 하나에 분)가 나타난다. 홀연히 나타나 레온의 마음을 앗아간 그는 그대로 사라져버리지만 인연은 돌고 돌아 다시금 닿게 된다. 소나의 부러진 구두가 레온에게 맡겨진 것. 레온은 구두 가게로 접수된 소나의 구두를 통해 그를 찾게 되지만 소나의 곁에는 언제나 낯선 남자, 상수(황민현 분)가 있다.

레온은 다시금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구두 가게 동료인 코카제(아오야기 후미코 분)는 그런 레온을 보며 마음 아파하고 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낀다. 레온을 향한 코카제의 마음은 계속 부풀어 오르는 가운데 난데없이 나타난 상수는 그에게 “첫눈에 반했다”며, 고백한다.

영화 ‘좋아해 너를’은 ‘타마의 영화’, ‘따끔한 고양이’, ‘새드 티’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이마이즈미 리키야 감독의 작품이다. 2016년 일본 개봉 후, 한국 팬들의 폭발적 관심에 국내 개봉을 결정하게 된 강제 개봉작이다.

일본의 홍상수로 불린다는 신예 감독 이마이즈미 리키야 감독은 네 명의 청춘 남녀를 통해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을 보여준다. 새로운 사랑이라는 테마 아래 엇갈리는 남녀의 관계를 신선하면서도 매력적인 구성으로 풀어냈다.

네 명의 인물들이 차례로 얽히게 되는 순간과 이들의 관계가 발전돼가는 과정은 일본영화 특유의 리듬과 예측 불가한 전개로 귀엽게 봉합되어있다.

극 중 소나 역의 칸 하나에(왼쪽), 상수 역의 황민현[사진=영화 '좋아해, 너를' 스틸컷]


스토리적인 면이나 전개 과정 등은 일본영화 정서로 충분히 납득 가능하지만 영화가 국내 개봉을 결정짓는 순간 다소 멋쩍고 민망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영화의 리듬이나 배우들의 호흡, 대사, 어투 등이 철저히 일본영화의 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직역한 듯 딱딱하고 엉성한 문법이나 일본어 말투에 가까운 대사 처리, 실제 한국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문장들의 반복 등이 그렇다.

이 모든 걸 감안하더라도 미처 매듭짓지 못한 결과물은 이마이즈미 리키야 감독의 전작들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초저예산 영화임을 온몸으로 설명하는 듯 서툴고 거친 음향과 비어있는 효과음은 귀를 의심할 정도. 미완성작이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조화롭지는 않다. 말 못 할 사연을 가진 레온 역의 최민기는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지만 적은 대사량으로 깊은 내면을 표현하기에는 무리였으며 상수 역의 황민현은 침착하게 맡은 바를 해냈으나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소나의 연인인 지우 역의 김종현은 스스로도 연기를 어색해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좋아해, 너를’은 청춘 영화로서 자신만의 소박한 매력을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다. 배우들의 풋풋한 얼굴과 서투르지만 정직한 연기와 태도가 희망적이다. 오는 14일 CGV 단독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07분,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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