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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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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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호 지음 | 김명호 그림 | 사이언스북스

[사진=민음사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2012년 3월 26일 북태평양 북마리아나 제도의 동쪽 해역에서 노란 잠수정 한 대가 서서히 바다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딥씨 챌린저(Deepsea Challenger)’라는 이름을 단 이 1인 잠수정은 6시간이 걸린 여행 끝에 세계에서 2번째로 깊은 바다인 수심 1만 1000미터의 마리아나 해구 챌린저 딥 해연에 도착했다.

숨 막히는 긴장 속에서 잠수정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바다 위 사람들은 딥씨 챌린저호가 보내온 영상에 환호했다. 인류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미지의 세계, 철저히 암흑 속에 가려져 있던 세계가 드디어 우리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30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 이 거대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이끌었으며 딥씨 챌린저호에 올라타 심해를 직접 탐사한 이는 바로 '타이타닉', '아바타' 등을 만든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이었다. 카메론은 “영화보다 해양 탐사가 더 즐겁다”고까지 얘기할 정도로 심해 마니아였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저 깊고 어두운 바다 속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게 만들었을까? 아무도 가 보지 않은 장소를 탐험해 보고 싶은 마음? 그곳에 존재하는 희귀한 생명체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 미지를 향한 호기심과 열정은 인류 역사에서 수많은 과학자들과 탐험가들의 등을 떠밀어 과감히 새로운 세계로 떠나도록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용기 있는 탐험과 새로운 발견들이 차곡차곡 쌓인 덕분에 우리는 오늘과 같은 과학 기술의 진보를 이룰 수 있었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은 카메론의 심해 잠수정 ‘딥씨 챌린저호’보다 140년 앞서 카메론이 탐험하고자 했던 바로 그 장소인 챌린더 딥 해연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낸 챌린저호 탐사에서 시작해, 미지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다채로운 생물들과 그들의 신비를 밝혀내고자 노력했던 과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과학 만화’이다.

대멸종의 위기도 꿋꿋이 이겨낸 느릿느릿 바다나리부터 수많은 인류의 목숨을 구한 살신성인의 투구게, 200년간 과학자들을 혼돈 속에 빠트렸던 초감각의 소유자 박쥐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에서 은밀하게 살아가고 있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생물들의 세계가 책 속에 담겨있다. 그들의 비밀을 밝혀낸 과학자들만큼이나 끈기 있게 매달린 만화가의 철저한 고증과 섬세한 그림체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184쪽 | 1만48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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