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기대감에 '바이 코리아'를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조방원(조선·방산·원전)에 대한 투자 열기도 지속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908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2조5956억원을 사들였다. 주로 금융투자가 대거(3조2868억원) 매수했다.
지난 8월 1조6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방 압력을 넣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선 지난 1일과 5일을 제외하면 매 거래일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은 6거래일째 매수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 자금 유입에 힘입어 코스피도 이달에만 벌써 6.58% 상승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과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유지 시사 등 주식시장 정상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재확인된 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달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반도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다. 무려 2조2392억원어치를 샀다. 뒤이어 삼성전자도 1조4585억원을 담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카카오도 각각 3611억원, 2334억원, 1894억원을 매수했다.
외인 수급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12일 장중 7만56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고가 행진이다. 이날 32만9500원까지 오르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0거래일 만에 28% 넘게 상승했다. 차세대 HBM4 개발 완료 및 양산 체제 구축을 공식화하면서 주가 상승에 더욱 불을 지폈다.
기관 역시 반도체주를 적극 담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 순매수 1위는 1조516억원을 사들인 삼성전자다. 이어 네이버(2754억원), 한화오션(1950억원), SK스퀘어(1415억원), 현대로템(1368억원) 순이다.
반도체는 내년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와 이로 인한 업체들의 이익 성장이 기대돼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수요 확대에 따른 레거시(범용) 반도체 부족 전망에 서버에 이어 낸드(NAND)도 2026년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변동성은 커지고 있으나 주가가 아직 내년의 메모리 이익 성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10월에서 11월 사이에 나타날 엔비디아 신제품 '루빈'의 사양과 HBM4 일정 구체화가 주가 상승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당분간 같은 방향이며 장기적으로 시간은 삼성전자의 편"이라며 "단기적 변동성을 따라붙는다는 관점보다는 주가가 내년의 이익을 충분히 반영하는 수준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더욱 나은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외인과 기관은 반도체 외에도 조방원(조선·방산·원전)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주도주였던 조방원은 단기 조정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또 다시 주목 받는 추세다. 또 유럽연합(EU)이 방산물자 구매에 1500억유로를 배분한다고 발표하는 등 방위산업 재건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업종은 한미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효과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미국 조선사 향 상선 신조 시장은 연간 75척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이며 "이 수요 대부분을 한국 조선사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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