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대출금리] '시장금리 반등+당국 속도조절'에 은행 대출금리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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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1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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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은행 대출금리가 지난 8월 저점을 찍은 뒤 완전히 상승 전환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국채금리 상승세에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간 데다, 당국이 대출 '속도 조절'을 요구하면서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 8월에 각각 연 2.39%, 2.86%로 바닥을 찍은 뒤, 9월 들어 2.44%, 2.89%로 반등했다. 10월 가중평균금리 역시 올랐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올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은행 대출금리가 9월 반등한 것은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시중금리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7월 말일 0.79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8월 28일 0.893%로 한달 만에 10bp(1bp=0.01%포인트)가량 올랐다. 8월 말일 0.940%를 기록한 국고채 3년물은 9월 말일 0.846%로 소폭 하락했으나, 한달간 0.9%대에서 움직였다.

국채금리는 은행권 대출금리에도 반영된다. 대출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만기 금융채(AAA) 금리는 지난 7월30일 1.275%에서 이달 11일 1.551%로 30bp 가까이 치솟았다. 이후 소폭 하락했으나 1.5%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금융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즉 대출금리 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 시 주요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추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5월까지 1%대를 나타냈으나, 8월 0.80%까지 떨어진 후 9월 0.88%로 반등했다. 10월 코픽스가 0.87%로 전월 대비 1bp 하락했지만, 8월은 물론 7월(0.81%)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 7월 최저 연 1.96%(농협은행)까지 내려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이달 2.37%(하나은행)까지 올랐다. 전반적으로도 같은 기간 2%대 초반에서 2%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현재 은행별 주담대 금리를 보면, △KB국민 2.76~3.96% △신한 2.39~3.64% △하나 2.365~3.665% △우리 2.59~3.89% △NH농협 2.66~3.67% 등이다.

주담대 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승세인 미 시장금리에 따라 국내 금리 역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고, 코픽스가 이에 연동돼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9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0.955%로 횡보하고 있지만, 지난 11일엔 0.989%로 4월29일(1.00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코로나19 재확산 기미가 보이고 있지만, 백신 개발 가능성 등으로 내년 2분기부터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라며 "여기에 미국의 대규모 재정부양책이 예고되며 미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미 시장금리 상승은 직접적으로 우리나라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당국이 대출 '속도 조절'을 요구한 점도 대출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신용대출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당국이 규제에 나섬에 따라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조절하는 등의 방식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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