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니엘 칼럼]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배제한 日 경제산업성의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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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니엘 아시아리스크모니터(주) 대표이사, 정치경제학박사
입력 2019-09-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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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니엘 대표]


한·일 간의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제산업성이라는 일본의 중앙관청이 우리의 관심사가 되었다. 최근에 문제가 된 일부 소재 수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한 것을 담당한 안전보장무역관리과와 안전보장무역심사과는 무역경제협력국에 속한다.

 

 

오랜만에 한국인의 관심사가 된 경제산업성은 과거에 ‘통상산업성’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명성을 떨친 적이 있다. 전쟁 직후인 1949년에 상공성에서 통상산업성으로 개편되어 2001년까지 50년간 기능했던 이 부처는 전후 일본의 경제기적을 주도한 관료집단으로 명성을 떨쳤다. The Ministry of International Trade and Industry의 약어인 MITI는 허인가권을 중심으로 산업 및 기술개발을 주도하며 일본의 경제부흥을 이끌었고, 외부로부터는 정부 시장개입의 상징처럼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미국이 주도한 대일통상전쟁에서 주요 목표가 된 것도 당연히 통산성이었다.

세코 히로시게

최근에 한국의 매스컴에서 언급되고 있는 경제산업성의 대신을 맡고 있는 사람은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이다. 그는 1962년 생으로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후 통신회사 NTT에 1986년에 입사하여 1998년까지 12년간 홍보분야에서 근무하였다. 32세이던 1998년에 와카야마현의 자민당 참의원을 역임하던 큰아버지가 죽자, 그 후임으로 선거에 나가 참의원에 당선된다. 그 이후 지금까지 거의 20년에 걸쳐 5선을 기록한 중견 정치인으로 성장하였다.

아베가 속했던 모리파벌에서 성장하다가, 2006년에 아베가 총리가 되자 보좌관으로 임명된 이후, 2012년에는 내각관방 부장관으로 승격하여 2016년에 경제산업성 대신으로 발탁되기까지, 최장수 내각관방 부장관을 역임한다. 총리관저에서 4년간 보좌한 세코를 아베와 가장 가까운 정치가 중의 하나로 불러도 무리가 없다. 세코의 할아버지 코이치 (世耕弘一)는 아베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의 내각에서 경제기획청장관을 역임한 사람이다. 결국 아베와 세코 사이에는 3대에 걸친 정치적 인연이 진행 중이다.


경산성 출신 실력자들

일본의 중앙관청을 구성하는 직업공무원들 중에서 가장 고위직은 사무차관이다. 사무차관이 실무진의 최고위이고 형식적으로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정치가들로 임시 타이틀을 갖는 사람들이다. 경제산업성의 경우에도, 공무원의 톱인 사무차관 위에 대신 1명, 부대신 2명, 대신정무관 등 5명의 이름이 올라있다.

현재의 경제산업성 사무차관은 안도 히사요시 (安藤久佳)라는 사람이다. 1960년에 태어나 1983년에 동경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국가공무원 시험을 패스하여 당시 통산성에 들어간 그는 여러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2009년에는 총리대신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2010년에 경산성에 돌아온 그는 중소기업청장관을 역임하고 현재의 포스트를 맡게 되었다.

한국의 대통령 비서실에 해당하는 ‘내각관방’에는 주요 성청에서 파견되는 고급공무원으로서 총리비서관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는 7명으로 관례적으로 필두격인 정무비서관, 나머지는 사무비서관이라 부른다. 전통적으로는 일본관청에서 가장 격이 높고 예산을 다루는 재무성(과거의 대장성)에서 온 사람이 정무비서관이 되는데, 지금의 아베내각에서 정무비서관을 맡은 사람은 경제산업성에서 온 이마이 타카야(今井尚哉)이다. 그런 까닭으로 그가 현재 한국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관청에서 파견 나온 고급공무원을 ‘그림자 총리’라고 부르는 것은 호들갑일지 모른다. 본청에서 국장을 역임하지도 못한 이마이에게 관심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산성 산하 자원에너지청의 차장을 역임한 이후 총리관저에 비서관으로 들어와 후쿠시마 지진 이후 붕괴된 일본 원자력산업의 재건을 주도하였다는 점일 것이다. 그는 또한 일본재계의 총본산인 경단련의 실력자 회장을 역임한 이마이 다카시 (今井敬)와 통산성 사무차관을 역임한 이마이 젠에이 (今井善衛)의 조카이기도 하여, 재계와의 접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아베 정권과 경제산업성의 특별한 관계를 논할 때 빼놓아서는 안되는 인물들이 더 있다. 한 사람은 하세가와 에이이치(長谷川榮一)이고 또 한 사람은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이다. 

1952년에 태어나 1976년에 동경대 법학부를 졸업한 하세가와는 그 해에 통상산업성에 입성하였다. 주로 통상정책분야에서 근무하던 그는 성청에서 넘버투인 심의관을 거쳐 방위청에 잠시 옮겨 방위물자의 취득을 다루다가 2012년에 아베 내각관방의 정책심의담당 보좌관으로 임명되었으며, 현재는 내각의 홍보관을 겸임하고 있다.

니시무라는 1962년에 태어나 동경대 법학부 졸업과 함께 1985년에 통상산업성에 들어갔다. 본청 이외에도 경제기획청, 지방정부 등에서 근무경험을 쌓은 니시무라는 1999년에 공무원을 그만두고 국회의원 비서가 된다. 그리고 4년 후인 2003년에 중의원으로 당선되어, 당시 아베가 속하던 파벌인 모리파벌에 들어감으로써, 아베와 인연을 맺게 된다. 중의원 당선 6회인 그는 2017년 8월부터 지금까지 아베내각의 정무담당 관방부장관을 맡고 있다.

아베 총리와 같은 건물에서 매일 생활하는 관방장관 이하 총리보좌관에 이르는 17명의 권력엘리트. 이 중에서 관료 출신이 11명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그 뒤를 이어 정치가가 4명, 그리고 기업인과 기자가 1명씩이다. 총리관저 17명의 사무라이 중에서 65%를 차지하는 관료의 출신부서를 보면 다음과 같다.

*경찰청 3명 

경제산업성, 외무성, 재무성 각 2명
후생성, 건설성 각1명


이 구성은 과거 예산을 다루는 재무성(대장성)과 외교를 다루는 외무성이 주류를 이루던 그림과 매우 다른 정치풍경화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들어서는 한·일 전략물자 수출 통제 실무회의단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실무회의에 참석하는 전찬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 등 한국대표단이 7월 12일 오후 도쿄 지요다구 가스미가세키 경제산업성 별관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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