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마 기자, 왜 기자가 됐나…형 용학씨 "쌍둥이 두고 눈감기 싫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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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08-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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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마 기자 "한국사회 변화 지켜보고, 현실·이론 겸비할 수 있는 직업이라 선택"

복막암 투병 중 21일 오전 세상을 떠난 고(故) 이용마 기자의 부고 소식에 그의 책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와 과거 인터뷰 내용이 재조명됐다.

이 기자는 지난 2012년 MBC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당했다가, 5년 9개월 만인 2017년 12월 8일 MBC에 복직했다. 하지만 해직 기간 얻은 복막암으로 2017년 12월 11일 마지막 출근을 끝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 끝내 사망했다.

병마와 싸우는 이 기자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초 문병을 갔고, 이 기자는 페이스북에 “참으로 고마운 분이다. 나 같은 게 뭐라고 이렇게 챙겨주시니 고맙기 그지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용마 기자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된 이유에 대해 “일반기업은 들어가기 싫었다. 대학을 다니면서 한국사회를 어떻게 바꿔볼까 고민하던 사람이었다”며 “돈을 추구하며 살기 싫었고, 기자가 가까이에서 한국사회 변화를 지켜볼 수 있고, 현실과 이론을 겸비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 선택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자 후배들에게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는 두 가지 기조만 유지하라”고 조언하며 “개인적으로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잘 대변해야 사회가 바뀔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자신의 쌍둥이 아들 현재와 경재를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엔 아이들이 10년 정도 지난 뒤에 읽을 것으로 생각하고 썼다”며 “우리는 공동체를 떠나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다지 아름답지만은 않다. 정의를 얘기하지만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그런 것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그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의 인생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걸 얘기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용마 기자의 형 이용학씨는 동생을 떠난 보낸 안타까운 심정을 전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용학씨는 이날 이 기자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제부턴가 남들이 저보고 ‘용마형’이라 칭합니다. 잘난 동생(용마)이 먼저 앞서서 갔습니다”라며 “못난 형은 왜 그리도 못났느니 잘난 동생은 왜 그리 성질머리를 급하게 썼는지 그 먼 곳을 혼자 떠나는지 모르겠네요”라고 이 기자의 부고 소식을 전했다.

그는 “죽도록 아픈 고통이 아니고 죽어야만 하는 고통을 받아들인다. 너무나도 슬프고 마음 아픈 이별”이라며 “팔순 노모 눈엣가시가 되어 감을 수 없다면서, 다음 생애에도 똑같은 마누라 데리고 살고 싶다며 쌍둥이가 눈에 밟혀 눈감기 싫다 하며 너무 멀리 떠났다”고 떠난 동생을 그리워했다.

용학씨는 “아직은 가족들에게 할 일이, 회사에서 할 일이, 사회에서 할 일이, 나라에서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있고 만들어야 할 일들 너무 많은데, 이제는 조금이나마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 풀어헤쳐 널리 흩날려서 모두가 함께 화답하고 해바라기 꽃이 활짝 피어야 하는데, 날아가 버렸다”며 동생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한편 MBC에 따르면 이용마 기자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오는 23일이고, 장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다. 장례는 MBC 사우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사진=이용마 기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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