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덕·임세원·이국종…의료 사각지대 극복 위한 ‘살신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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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9-02-0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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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의료, 정신질환, 중중외상 등 사회관심·정책지원 소외된 분야 고군분투

[사진=아주경제 DB]


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사망 소식으로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윤 센터장은 국내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온 인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윤 센터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주변을 더욱 참담하게 만들었다.

윤 센터장은 건강이 악화되면서까지 국내 응급의료 여건과 수준을 올리는 데 주력해왔다.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때부터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했고, 이후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일조했다.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도 그를 거쳤다.

그러나 여전히 응급의료 현장은 손대야 할 곳이 많았다. 병원에 실려 온 응급환자가 전문의 부재, 병상 부족 등으로 입원을 거부당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다 사망하는 경우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이러한 국내 응급의료 한계는 윤 센터장 사망으로 다시금 사회 전반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윤 센터장을 조문한 각계 인사들은 응급의료 실태 개선에 입을 모았다. 고통 속에서도 한 명의 환자를 더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윤 센터장은 안타까운 죽음으로 응급의료 현실에 대한 재조명을 이끌어냈다.

한 사람의 의사로서 ‘살신성인’으로 몸을 아끼지 않은 ‘의사(義士)’는 윤 센터장 뿐만이 아니다. 연초부터 전국을 비통함에 빠뜨린 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 역시 진료실에서 정신질환자를 진료하던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임 교수 역시 20여년간 정신질환자를 돌보고 100여편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치료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해왔다. 2011년 개발된 한국형 표준자살 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고, 2016년에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펴내며 환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도 서슴지 않았다.

그의 노력은 가족과 주변에서도 빛을 발했다. 임 교수 유족은 조의금으로 마련된 1억원을 대한정신건강재단에 기부했고, 임 교수로부터 치료를 받고 새 삶을 얻은 환자와 그 가족들의 조문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임 교수는 은인이었다.

임 교수와 윤 센터장을 비롯해 국내 의료계에서는 많은 전문가가 의료 현장의 문제점과 열악한 업무 환경 등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오고 있다. 이번 비보와 함께 조명받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도 그 중 하나다.

이 교수는 국내 외상외과 최고 권위자로 꼽히지만, 그는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한 ‘중증외상’이라는 분야를 사회 전반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서 더 주목을 받는다. 전국 거점에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도록 한 2012년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그의 이름을 따 ‘이국종법’으로 불린다.

그러나 센터만 마련됐을 뿐 여전히 실질적인 환경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고군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이 교수는 언제든 기회만 되면 외부에 정부 지원과 정책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내 응급헬기 운용 문제점을 지적한 것 역시 사회적으로 큰 조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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