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열전, 우리는 맞수-2] 경영2기체체 CEO...이광구 우리은행장 vs 조용병 신한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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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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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경영 2기 체제에 돌입한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많이 닮았다. 둘은 1957년 동갑내기에 충청남도 출신이고, 사회생활을 은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장 자리에 오른 점도 비슷하다.

이광구 행장은 천안에서 태어나 천안고와 서강대를 졸업하고,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우리은행의 요직인 홍콩지점장을 시작으로 홍콩우리은행투자은행 법인장, 개인영업전략부장, 경영기획본부 집행부행장, 개인고객본부장(집행부행장) 등을 거쳤다. 특히 은행장 코스인 수석부행장을 거치지 않은 채 은행장으로 선임돼 금융권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조용병 행장은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인사부장, 기획부장, 뉴욕지점장, 리테일부문 부행장 등을 거쳤다. 2013년 1월부터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으로 근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뉴욕지점장을 맡아 자금 조달 등 핵심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행장 자리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임기 2년의 반환점을 돈 만큼 막판 스퍼트에 대한 임직원들의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 '불도저'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광구 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에 남은 임기를 걸었다. 이번 해외출장의 주요 목적도 민영화를 위한 '잠재적 투자자' 유치다. 

그는 지난 16일 출국,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 투자설명회(IR)를 주재하며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서른개가 넘는 기관을 1대1로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다보니 스케줄이 살인적이다.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것은 '불도저'같은 성격 덕이라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옳다고 판단되는 일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우리은행이 작년 순익을 1조원 달성하는 등 괜찮은 성적을 냈지만 아직도 주가는 저평가되어 있다"며 "행장이 직접 나서는 만큼 장기적으로 민영화를 위한 잠재적 투자자 유치에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22일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주당 88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정부가 우리은행 지분 매각 조건으로 삼고 있는 1만3200원과는 여전히 격차가 큰 상황이다. 2014년 11월만 하더라도 주가는 1만5400원에 달했다. 일단은 1만원대까지 끌어 올리는 게 이 행장의 목표다.

외부 일정이 바쁘다보니 직원 개개인을 직접 찾아가 격려했다든지 소통을 위해 내부 게시판에 덧글을 단다든지 일반적인 '미담'은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직원들이 이 행장을 따르는 이유는 솔선수범 리더십 때문이다. 

작년까지 우리은행 부행장은 지냈던 김옥정 우리PE대표는 "작년 초 임직원 워크숍 때였는 데 살얼음이 껴있을 정도로 추운 날씨에 이 행장이 나서서 겨울바다에 입수했다"며 "(이 행장은)직원들이 본받을 수 있는 모습을 늘 먼저 보여줬다"고 전했다. 

◆ '엉클 조' 조용병 신한은행장 

딱 1년 전이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2월 24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로 있다가 차기 신한은행장에 선임됐다. 당시 그의 선임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사태를 봉합할 가장 적합한 인물'로 표현했다.

신한사태는 2010년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 등이 파벌싸움을 벌이며 조직의 극심한 내분을 초래한 끝에 모두 자리에서 물러난 사건이다. 당시 은행장 후보로 올랐던 다른 인물들과 달리 조 행장은 중립자였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조 행장에게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던 '신한사태'라는 말은 이제 잠잠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만큼 조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여타 은행장들에 비해 눈에 띄는 언행을 하지 않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의 지난 행보도 이같은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사태 봉합 외에 '리딩뱅크 사수'가 과제였던 점을 떠올려보면, 그로 인한 리딩뱅크 입지는 더 단단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익 1조4897억원을 거둬 은행 실적 중 1위를 차지했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관행은 없애버리는 등 내부에서는 본인의 색깔도 내고 있다. 

가장 최근까지 그를 보좌했던 신한은행의 한 고위 임원은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될 결재는 이메일이나 전화보고가 원칙이고, 이동 중에도 업무를 처리하는 등 태블릿PC를 손에서 놓지 않는 스타일이다"며 "그만큼 업무에 비효율적인 요소를 싫어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직원들과의 소통에서는 효율·비효율을 따지지 않는다. 일단 조 행장이 사람을 좋아하기로 유명한데다, 폭탄주 몇 잔은 거뜬할 정도로 체력도 뒷받침이 된다. 홍보팀이든 실무부서든 직원들과 어울리며 형처럼 행동해 '엉클 조'라는 별명도 나왔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1957년 충남 천안 출생 ▲천안고 ▲서강대 경영학과 ▲한빛은행 전략기획단 부장 ▲우리은행 홍콩지점장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장 ▲우리은행 광진성동영업본부장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 집행부행장 ▲우리은행 개인고객본부장(집행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1957년 충남 대전 출생 ▲대전고 ▲고려대학교 법학과 ▲1984년 신한은행 입행 ▲2002년 신한은행 인사부장 ▲2004년 신한은행 기획부장 ▲2007년 신한은행 뉴욕지점장 ▲2009년 신한은행 전무 ▲2011년 신한은행 부행장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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