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통신으로 살 길 찾는 이통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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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수 기자
입력 2018-02-0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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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주력분야인 통신사업을 넘어 미디어·신산업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통3사의 탈(脫)통신 기조는 올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6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 따르면 3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상승했지만, 주력 사업인 통신분야가 아닌 미디어·신산업이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실시된 요금할인율 상향조정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3사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일제히 쪼그라들었다.

KT의 지난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64.4% 급락한 1342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20.9% 하락한 3924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입자가 적어 상대적으로 요금할인율 상향의 타격을 덜 받은 LG유플러스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6% 줄어든 2013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존 20% 요금할인을 받고 있는 이용자들의 약정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상향된 요금할인의 적용대상은 계속해서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가 보편요금제를 포함한 통신비 규제 이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통3사가 통신사업에만 매달릴 수 없는 이유다.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미 미래 먹거리로 미디어·신사업을 점찍어놓은 상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미디어 사업 확대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미디어와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를 4대 사업부로 뒀다. 지난 1월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8'에 참석한 박 사장은 글로벌 초정밀 지도업체 히어(HERE)와 함께 초정밀 자율주행차 개발과 차량 관제 등 스마트시티 협력에 보폭을 넓히기로 했다. 또한 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방송그룹과 차세대 방송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시범서비스와 상용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연내 음악 플랫폼도 내놓을 예정이다.

황창규 KT 회장 역시 지난해 신사업 추진에 중점을 두는 방향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마케팅전략본부 산하 기가지니사업단을 인공지능(AI)사업단으로 확대했고, 블록체인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특히 AI 셋톱박스인 ‘기가지니’의 선방에 힘입어 AI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1월 기가지니 출시 이후 기가지니 LTE, 기가지니2에 이어 AI가 탑재된 무민키즈폰을 출시하며 AI 기기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황 회장은 지난해 KT의 5대 플랫폼 중 하나로 미디어를 선정하고,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사물인터넷(IoT)·미디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줄곧 “홈·미디어 분야에서 1등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맞춰 키즈 플랫폼을 앞세워 인터넷TV(IPTV) 경쟁력을 확보했고, 최근에는 케이블TV 인수를 통해 미디어 사업을 더 키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oT 분야에서는 1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드론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지난달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드론쇼 코리아’에 참석한 박준동 LG유플러스 미래서비스사업부장(상무)은 “3년 내 국내 드론 플랫폼 사업을 싹쓸이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통신비 인하 요구 및 25% 요금할인 가입자 확대로 인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통사들의 탈통신 행보는 예정된 수순”이라며 “앞으로도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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