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도 돈 마른다… 비유동자산 처분 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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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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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재벌 계열사가 올해 팔아치운 비유동자산이 1조원어치에 맞먹으면서 1년 만에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토지나 건물처럼 성장 여력일 수 있는 비유동자산을 채무 상환을 위해 파는 사례가 많아, 대기업집단조차 긴 경기침체에 돈이 말라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올해 들어 17일까지 자산총계 5조원 이상인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비유동자산을 처분한 가액은 9642억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5032억원보다 90% 넘게 늘었다. 처분 횟수도 22건에서 35건으로 60% 가까이 증가했다.

비유동자산은 쉽게 현금화할 수 없고 1년 이상 보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 대개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비유형자산을 처분한다. 이에 비해 총수 일가 경영승계나 계열사 사업 조정을 위해 미리 비유동자산을 정리하기도 한다. 

올해 들어서는 토지나 건물 매각이 많았는데, 요즘처럼 금리가 낮을 때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그만큼 현금이 절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호텔현대는 60억원 상당 토지를 비엠개발에 매각했고, 포스코그룹 메가에셋은 690억원대 경기 분당 빌딩을 NS파트너스에 팔았다. 

LS그룹 흥업백화점은 130억원어치 토지와 건물을 건동에, 동국제강그룹 디케이유테크도 14억원대 부동산을 구들에 넘겼다.

GS그룹 GS플라텍과 삼천리그룹 삼천리엔바이오는 각각 31억원, 10억원 상당 토지와 건물을 처분했다. 동부그룹 동부전자재료도 재무개선 차원에서 475억원대 경기 안산 소재 부동산을 원대산업에 매각했다.

세아그룹 비엔케이프레스토는 약 1억원짜리 골프회원권(88CC)을 팔기도 했다. 한진그룹 한진인천북항운영은 차입금 상환을 위해 190억원대 항만시설관리권을 처분했다.

포스코그룹 호텔라온제나도 약 3억7000만원 상당 집기를 팔았다. 현대산업개발그룹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236억원 규모 건물을 매각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비유동자산은 회사 경영을 위한 장기적인 자산이기 때문에 처분한 만큼 성장 동력도 떨어진다"며 "반면 현금을 비롯한 유동자산은 금고에서 잠자는 자산이라 실적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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