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사모투자전문회사(PEF)는 도입 초기인 지난 2004년 2개에서 지난 2014년 말 277개로 증가했다.
준비기였던 2007년만 해도 등록 PEF는 44개에 불과했지만, 이후 기관투자자의 PEF 투자(출자)가 확대되면서 그 수가 빠르게 불어났다.
특히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PEF 설립·운용실적 등 전문성이 있는 운용자를 선택하면서, 2009년을 저점으로 운용결험이 있는 운용자가 재설립하는 PEF의 비중이 꾸준히 늘었다. 신설 PEF 가운데 재설립 PEF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7.4%에서 지난해 말 91.5%로 확대된 상태다.
반면 일부 대형 블라인드 PEF를 제외하고 투자대상기업과 위험 및 성과를 공유하는 모험자본 성격은 점진적으로 퇴색됐다. 블라인드 PEF는 설립 시 구체적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고 운용자(GP)의 운용전략·능력을 기초로 투자자(출자자)를 확보한 후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PEF를 말한다.
지난해 말 현재 PEF 운용자(GP)는 총 162개사로 집계됐다. 준비 단계였던 2005년만 해도 이 수는 14개에 불과했다.
총 약정액은 10년간 4000억원에서 51조2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이행액도 3000억원에서 31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PEF산업 규모가 팽창하면서 여기에 유입된 신규자금 규모는 10년 전 2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9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지난 10년간 PEF의 총 누적투자 규모는 4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고, PEF가 투자한 회사 수는 총 690개사로 조사됐다.
전체 투자기업 중 국내기업 수는 2007년 90.6%에서 2011년 88.1%까지 줄었다가 다시 지난해 90.8%까지 확대됐다. 대부분은 해외투자보다 국내투자에 쏠려 있는 것이다.
또한 제한된 PEF 운용자만이 기업인수(Buyout)가 가능한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 투자보다는 재무적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PEF가 전략적 투자자로서 투자회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한 투자비중은 25.7%였다.
작년 말 277개 PEF 가운데 차입투자를 하고 있는 PEF는 60개(21.7%)에 그쳤다.
힌퍈 1년간 PEF의 총 투자회수 금액은 15조4000억원이었다. 제도 도입 초기에 조성된 PEF의 존속기간이 만기되면서 펀드해산이 증가해 투자금 회수를 도운 측면이 있다. 2009년 3개에 불과하던 연중 해산 PEF는 작년 말 31개까지 늘었다. PEF의 보편적인 운용기간은 5~6년이다.
한윤규 금감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전문인력 부족과 고위험 장기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문화 등을 감안 시 지난 10년간 괄목할 만한 양적성장을 했다"면서도 "제도 도입시 기대와 달리 Buy-out 투자보다는 단순 재무적 투자가 주요 투자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는 등 질적 발전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함 실장은 이어 "금융당국은 PEF가 모험자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사모펀드 유형을 단순화헤 규제를 합리화하고 운용 자율성을 확대하는 등 사모펀드 제도개편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