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소매업과 부동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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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19-04-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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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대표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대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소매매출액은 363조원으로 전년 대비 5.2% 성장하였다. 국내총생산(GDP) 1782조원 중에 20.4%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이후 3~5%대 성장률은 GDP 성장보다 높다. 특히 온라인 쇼핑으로 대표되는 무점포 소매의 성장률이 빠르다. 매출이 2010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하면서 작년에 70조원이 되었다. 소매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 이다. 온라인을 견인하는 모바일 쇼핑은 스마트폰과 앱 확대에 힘입어 20%대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 모바일은 오픈 마켓, 소셜 커머스, TV홈쇼핑, 대형 오프라인 업체들 모두가 적극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점포와 전통시장이 주축인 전문소매점은 매출이 140조원으로 가장 많다. 지금은 소매매출 중 39%를 차지하고 있지만, 30년 전에는 85% 비중을 차지했었다. 줄어든 몫은 대기업의 이런저런 유통업태가 가져갔다. 이 현상은 중산층 비율 하락과도 관련이 있다. 통계청과 OECD 자료에 의하면, 중산층 비중이 2000년대 초 70%에서 2016년 60%로 하락하였다.

슈퍼마켓과 잡화점은 46조원 매출에 12.7% 구성비를 차지한다. 2015년 이후 2~4%대 성장을 하였지만 작년에 성장이 멈췄다. 상권 포화로 신규출점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점에 연령과 소득수준에 맞춘 다양한 신규 포맷을 전개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셀프계산대도 확대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매출 33조원으로 소매액의 9.1% 비중을 차지한다. 2015년 이후 신규출점할 상권이 없어 매출이 정체되어 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면서 대형마트 방문을 줄이고 있다. 대형마트는 온라인에 비해 취급상품 폭이 좁고,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서비스 경쟁에서 뒤지는 분위기이다.

백화점은 30조원 매출로 소매액의 8.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상권 성숙으로 매출성장은 사라졌다. 2010년부터 소비양극화로 고객이 줄어, 백화점은 최상위 고객만을 위한 쇼핑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흥미도 줄고 있다. 젊은 층은 가성비 높은 온라인으로 이동하거나, 유니클로 같은 SPA와 엔터테인형 쇼핑몰로 옮겨가고 있다. 백화점 패션도 아웃렛으로 이동하고 있다.

편의점은 매출 24조원(6.6% 비중)으로 2010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쟁격화로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내려갈 전망이다. 인건비 절약을 위한 무인화, 소비자와의 최접점을 활용한 다양한 생활편의 콘텐츠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면세점은 19조원 매출로 5.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5년 9조원 시장에서 중국 보따리상 덕분에 15%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수년 내 성장은 한계에 이를 전망이다.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이 매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온라인 영업을 겸하는 옴니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는 이커머스 전담법인을 대규모로 확대 중이다. 복합쇼핑몰이 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이 갖기 어려운 식음과 체험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하남 스타필드는 식음과 물놀이, 스포츠게임, 어린이 체험놀이 등을 크게 운영하고 있다.

아웃렛도 점포 수를 늘리고 있다. 교외형과 도심형 가리지 않고 출점하고 있다. 타운화 현상이 뜨고 있다. 여러 판매, 식음 및 엔터테인 콘텐츠가 한 공간에 믹스되어 전개되고 있다. 롯데 소공타운, 신세계 강남타운, AK 홍대타운이 대표적이다.

라스트마일 물류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최종 소비자에게 마지막 단계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류공간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상가를 분양만 하던 건설회사도 자체 스토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호반건설의 아브뉴프랑이 그 한 예이다.

백화점에서 출발한 소매업태의 다양성 전개는 대기업 유통회사들이 기존 업태의 매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이는 기존 업태의 매출을 잠식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지역상권의 상생문제가 심각하다. 문제는 도시계획 수립단계부터 발생한다. 도시 확장과 신도시 계획 시 관행적으로 필요 이상의 상가 공급을 잡는다. 주상복합 상가 등이 가뜩이나 많은데, 대형점이 출점하면서 상권수요의 50~80%를 가져간다.

온라인 쇼핑에 의한 상권 잠식도 심각하다. 그래서 중소상인의 기반은 흔들리고, 소득양극화의 골은 깊어만 간다. 근본대책은 수요와 공급을 감안한 적정한 상가공급 계획과 시장흐름에 맞는 용도전환이다. 지금 상권마다 소매업과 부동산업의 합리적 통계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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