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붙는 ‘코스피행’에 손놓은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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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 기자
입력 2018-11-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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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닥 '2부 시장'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더블유게임스 로고. [사진=각 사 제공]


코스닥에서 또다시 '코스피행'이 불붙었다. 유망기업이 빠져나갈수록 코스닥 활성화는 그만큼 멀어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나 한국거래소가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주주운동연대'가 얼마 전 발족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소액주주가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소액주주 측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는 3% 의결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주총을 열어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시가총액 약 11조2000억원)를 코스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역시 시총이 1조원 이상인 더블유게임즈는 이미 코스피 이전상장을 두 달 전쯤 신청했다. 코스닥이 문을 연 1996년부터 코스피로 옮긴 회사 수는 93곳에 달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더블유게임즈까지 빠져나가면 이런 회사 수는 95곳으로 늘어난다.

2008년부터 보면 NHN(현 네이버)과 LG텔레콤(LG유플러스), 아시아나항공이 나란히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겼다. 2011~2017년 사이에는 하나투어와 에이블씨엔씨, 한국토지신탁, 동서, 카카오가 떠났다. 셀트리온은 올해 2월 이전상장했다.

이런 이유는 개별 기업보다 코스닥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코스피에 비해 주가 변동성이 크고, 기관·외국인투자자 참여도 저조하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코스피200에 들어가면 이를 추종하는 펀드 투자가 늘어난다"며 "투자자 구성이 안정적으로 바뀌면 외부 충격에 따른 주가 변동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이 유망주를 못 지키면 주가 하락과 투자자 외면이라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를 수치로 보여주는 보고서도 나왔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얼마 전 내놓은 '코스닥 상장기업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 상황'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이를 보면 1998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전상장을 끝낸 48개 기업이 코스닥에 머물렀다면 지수는 5월 말 1150선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실제 지수보다 23%가량 높았을 거라는 얘기다. 더욱이 코스피가 48개 기업을 받지 않았더라도 지수는 0.57%만 떨어졌을 것으로 보았다.

코스닥을 '2부 시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준석 연구위원은 "코스닥이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 이전상장은 부정적"이라며 "하지만 하위시장으로 규정한다면 이전상장을 성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 토론토벤처거래소(TSXV)나 일본 마더스·자스닥은 상장 문턱을 낮춰 신흥기업을 받아들이는 2부 시장 역할을 수행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 벤처 주식시장과 비교하면 코스닥은 3~4위를 차지할 정도"라며 "기대수준이 너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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