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된 물관리일원화]환경공단-수자원公 '물싸움'…올해만 1조원 샜다

원승일 기자입력 : 2018-11-04 18:01
불필요한 견제ㆍ전문성 낭비 중복된 업무 기능조정 필요 통합의 열쇠 누가 쥘지 관심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수자원공사 물 관련 업무 중복은 대부분 상·하수도와 지하수·수질 분야다. 환경공단의 경우 광역공업 수도정비기본계획 수립 등 이들 분야에 올해에만 총 6270억원 규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자원공사도 총 3300억원 규모 유사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 기관 업무가 유사해 상호간 불필요한 견제와 전문성 낭비가 초래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환경공단은 수도정비기본계획 정책지원 등 정부위수탁사업 5개, 지방상수도현대화사업 등 지자체 위수탁사업 5개, 수도시설 기술진단 등 정부·지자체 위수탁사업 2개 등 사업을 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도 광역공업 수도정비기본계획 수립 등 정부위수탁사업 3개, 지방상수도현대화사업 등 지자체 위수탁사업 4개, 공공하수도시설 설치지원 정부·지자체 위수탁사업 2개 등 동일한 사업을 수행했다. 올해만 약 1조원가량 정부 지원 예산이 이들 중복 업무로 낭비된 채 비효율성만 낳고 있는 셈이다.

물관리일원화 정책 및 추진방향[자료=환경부]


◇물 관리 중복 업무···상·하수도와 지하수·수질 등

구체적으로 보면 상·하수도 분야에 편성된 정부 지원 예산은 연간 14조원, 이 중 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 지원이 13조3000억원으로 대부분이고, 나머지 7000억원(5%)은 시설관리, 수질개선 등을 하는 환경공단에 배분된다.

상수도의 경우 수도정책은 광역자치단체-지자체, 지자체-지자체 등 물 이용자인 수도사업자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수도사업자는 지자체를 포함 모두 165개, 여기에는 수자원공사도 포함된다. 때문에 수도정책지원 기능을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수자원공사는 물관리 일원화 차원에서 물관리 기능을 한쪽(수자원공사)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공단은 165개 수도사업자 중 하나인 수자원공사에 정보와 인력이 집중되면 견제와 균형이 깨진다고 우려한다.

물관리 일원화를 위해 물 관리 기능 통합이 필요하긴 하지만 실행 기관을 합칠 경우 거대 공룡조직이 생겨 지자체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수도정책지원 기능은 수도사업자 등 물 이용자 주체로부터 독립되고, 물 보전·복원 중심 전문기관으로 통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 물 관리 시설 위·수탁 건설사업도 두 기관이 동시에 하고 있다. 지자체와 전문기관이 협약을 맺어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자체가 환경공단과 수자원공사 중 선택하는 구조다.

노후상수도정비, 즉 지방상수도현대화사업이 대표적이다. 환경공단의 경우 부안 등 15개 지자체와, 수자원공사는 태안 등 18개 지자체와 사업을 하고 있다.

당초 지방상수도현대화사업은 열악한 지자체의 기술지원을 위해 시작됐다. 때문에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성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지자체 선택권을 일원화하려면 두 기관 중복 기능을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수도 분야를 보면 댐상류 하수처리장 통합관리가 대표적인 중복 사업이다. 환경공단은 홍천 등 7개 지자체 149곳에서, 수자원공사는 청송 등 2개 지자체 29곳에서 유사 업무를 하고 있다. 이 역시 지자체가 물 관리 시설을 두 기관과 위·수탁해 운영하는 것으로 전문기관에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가뭄정보포털(상수도), 국가지하수정보시스템 및 지하수측정망(지하수) 등도 중복된다. 측정망 및 정보시스템 자산은 100% 국고가 투입된 비영리자산으로 이를 위탁관리하려면 전문성과 효율성이 담보된 기관으로 통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수도시설기술진단, 소규모 수도시설 기술지원(이하 상수도)도 겹치는 업무다.

◇환경부, 연내 기능조정 관련 연구용역 발주

문제는 두 기관의 업무 중복이 예견된 일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사고 등으로 1994년 당시 건설부(현 국토교통부)의 상하수도 기능이 환경부로 일부 이관됐다. 그 후 20년 동안 환경부가 수질을, 국토부가 수량을 관리하는 이원화된 구조가 유지돼왔다.

올해 6월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환경부·국토부·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 나뉘어 있던 물관리 기능이 환경부로 통합됐다. 그리고 국토부 산하기관이던 수자원공사가 환경부로 넘어왔다.

수질과 수량 관리가 일원화되면서 환경부는 통합 물관리를 위해 두 기관의 유사 업무를 통합하는 기능조정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어느 기관으로 통합이 돼도 조직 축소, 인력 재배치 등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 정책 결정자인 환경부로서는 부담이 커졌다.

환경공단의 경우 조직 개편 차원에서 상수도처·하수도처가 있는 물환경본부와 상하수도시설처·수생태시설처 등 환경시설본부가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 기관에 물관리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데 문제는 시기와 방식”이라며 “기능조정 관련 연구용역을 올해 안에 발주해 결과를 보고, 물 학회 등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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