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주택가격 하락?...한은 "급격한 조정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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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7-09-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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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로 인해 주택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한국은행은 인구구조 고령화의 영향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고령화와 함께 202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인구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압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인구 고령화는 중장기적으로 주택수요 증가세를 완만하게 둔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자가 가구는 자녀 성장과 교육 등으로 40대 초반까지 주거면적을 늘리다가 자녀 취업 및 결혼, 은퇴 후 소득 감소 등으로 60대 중반 이후엔 주거면적을 축소하는 행태를 보였다. 고령층일수록 집을 소유하는 비중이 더 높다. 2015년 기준 60대의 자가 비중은 72.4%, 70대 이상은 76.1%다. 전 국민의 자가비중 56.8%를 상회한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인구 고령화가 중장기적으로 주택 수요 증가세 둔화를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후 생계비 마련이 충분하지 않은 고령가구가 소득 보전을 위해 주택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노후 생계비 마련과 부채상환 등을 위해 자가 주택을 처분하는 행태는 정년(60세) 이후 완만히 늘다가 70세를 기점으로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미만 청년가구의 주택 구입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부진 등으로 자산 축적이 더딘 가운데 소득에 비해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주택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청년가구가 결혼 후 주택마련에 소요되는 기간도 2010년 6.5년에서 2-14년 7.9년으로 길어지는 추세다.

향후 고령인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은퇴 후 주택자산 유동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중소형 주택,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지방과 노후주택의 경우 빈집이 늘어날 수 있다. 

당분간 월세 중심의 임대차시장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주택 보유자와 50세 이상 가구를 중심으로 임대를 통해 안정적 현금흐름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청년가구의 임차 수요가 꾸준한 것도 한 요인이다. 다만 수도권 지역은 예외다.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수요, 자녀교육·교통편의 등을 위한 전세 수요 등으로 월세로의 임대차시장 재편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고령가구의 주택처분이 단기에 집중될 경우 주택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거시경제 여건, 주택공급 조절, 높은 아파트 비중 등을 감안할 경우 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예측했다.

일본의 경우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하락한 1990년 초반 이후 주택매매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재건축·재개발 위주로 공급방식이 바뀌고 아파트 비중이 높아 거래량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주택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가 주택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선 고령가구의 수요 맞춤형 주택공급, 빈곤노년층 등 주거약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충, 빈집 활용 등 재고주택 관리 대책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주택연금 활성화, 은퇴가구의 보유주택 임대 전환 지원 등 고령층의 주택매도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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