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리포트] 美 신용위기, 베트남 진출 韓기업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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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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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게까지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융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내수시장 침체가 불가피해지고 있고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진출 기업들도 대내외 상황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트라가 최근 세계 25개 주요 수출국들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미 금융위기에 따른 주요국 수출시장 긴급점검’에 따르면 이번 금융 위기 여파가 내년부터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요국의 시장 소비와 투자 위축이 가시화됨은 물론 내년 전 세계 수입 수요가 정체 내지는 감소할 것이라는 것.

코트라는 특히 최근 물가 상승 추세와 맞물려 소비시장 위축이 두드러질 것으로 판단했다.

베트남의 경우 진출기업의 즉각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아 향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공산이 높다는 것.

   
 
사진 :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진출기업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사진은 국내 기업들이 몰려 있는 호치민 인근 연짝 공단 모습

또 베트남 국내 진출 기업들은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부자재 수입에 대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미국시장의 내수 침체 등으로 인한 대미 수출시장 위축이 가시화 될 경우 관련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진출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 지고 있다.

수출 기업들은 대미 수출 시장 및 수입 규제 강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수출 감소에 대비해 자금 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생산량의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호치민 인근의 한 국내섬유업체의 경우 미국 내수 시장 침체에 따른 수출량 감소에 대비해 수출선 다변화에 나서기로 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 본사를 둔 대기업들은 환율 상황과 원부자재 가격 등을 예의 주시하며 본사와 긴밀한 연락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코트라호치민무역관 김동현 차장은 “진출기업들에 대한 조사 결과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당장의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경기 불황 등이 우려됨에 따라 전략 수정 등 미리미리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의 하강 모드가 가속화됨에 따라 신규 수출 분야를 발굴하고 수출 인프라 개선 등 전반적인 수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2009년부터 서비스시장이 개방되는 베트남의 진출기업 역시 기존 상품위주의 수출을 탈피하고 프랜차이즈 진출 등 소비시장 진출 확대와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 등을 활용한 기업 경쟁력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코트라 민경선 글로벌코리아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신제품 개발과 독창적인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도전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베트남 내 수출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는 반면 베트남의 축산업자들은 잦은 정전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베트남 전력난으로 인한 정전으로 인해 가축이 폐사 하는 등 축산업이 부도위기에 처해 있다고 베트남 투데이가 새하노이 최근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새하노이에 따르면 북부의 손 타이(Son Tay)지역의 한 축산조합에서 정전으로 인해 돼지 및 닭들이 떼 죽음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개월 동안 이 조합은 돼지 3천마리와 닭1천500여마리를 돌연사로 잃어 수백억동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 이는 정전으로 인해 외부로 부터의 신선한 공기가 차단됨에 따른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조합 관계자는 “밀집된 공간에서 돼지와 닭을 사육함에 있어 공기조절 시스템과 건조 시스템은 아주 중요하다”며 “정전이 될 경우 사육장의 온도가 50~60도까지 상승하기 때문에 한 시간 이내로 환기와 온도를 조절하지 못할 경우 떼죽음을 당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 조합의 경우 올 들어 8월말까지 전기가 무려 786회 공급이 중단되었으며 68회만 사전에 통보 받았고 나머지는 갑자기 정전된 것으로 집계됐다.

조합 측은 연초 전력공사와 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때 통보 없이 정전이 될 경우 모든 피해를 보상해줘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으나 조합에서 아무리 항의해도 회신이 없으며 전력 상태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돼지와 닭의 질식사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모 첸(Mo Chen)지역의 농장 및 양계장, 돼지 사육장에서는 아예 발전기를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농장의 경우 발전기를 사용할 경우 추가 경비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자를 면치 못해 더 이상 양계장이나 사육장에 투자하려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은행대출금리 및 사료가격 인상으로 인해 축산업은 부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사진 : 베트남의 잦은 정전으로 가축 폐사가 잇따르는 등 축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한편 치솟던 베트남의 경유 소매가가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동반 인상됐던 각종 운임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베트남 운송협회에 따르면 최근 경유 소매가격이 리터 당 450동, 3% 정도 내리면서 운송업체도 운송경비가 약 1.3% 절감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송업체들은 하락폭이 너무 작아 운임을 인하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것.

하노이시와 빈시 구간의 운송을 맡고 있는 빈민 코퍼레이티브사 판 후 만 사장은 금년 들어 경유가격이 몇 차례 올랐을 때에도 운임을 올리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번 유가 인하에는 운임을 내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응웬 탄 따 람동 버스 사장은 "경유 값이 1리터 당 1만200동에서 1만5천950동으로 인상되었을 때에도 승객 운임은 그대로였다"면서 "경유 값이 리터 당 1만동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만 운임인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과 같이 많은 운송업체 사업자들은 유류가가 10% 이상 올랐을 때에도 승객이 감소되는 것을 우려해 인상분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고 운임을 6~7% 선에서 올리는 것으로 그쳤다고 말한다. 망풍따오 버스회사의 응웬 후 사장은 "7월 초에 경유 값이 27%나 올랐으나 현재 인하폭은 그에 비해 훨씬 작다“면서 ”이미 운송업체들은 사업상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화물 운송회사의 한 관계자는 경유 값이 리터 당 천동 정도 더 인하되어야 화물업계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응웬 녹 루 호치민시 화물 운송협회 부회장은 "대부분의 화물, 승객 운송에서 경유가 사용되므로 정부가 경유 가격에는 보조금을 지원해주어야 한다"며 "경유가격 인하가 국내 생산품의 경쟁력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 교민신문=황재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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