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페이스북…” 미중 무역전쟁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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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7-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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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정부 미승인으로 퀄컴, 네덜란드 NXP 반도체 인수 포기

  • 페이스북, 중국 자회사 설립인가 돌연 취소

  • 무역전쟁 '결사의지' 불태우는 미중 양국

중국 정부가 승인을 미루면서 미국 반도체회사 퀄컴이 결국 440억 달러 규모 네덜란드 NXP 인수를 포기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기업들이 잇달아 희생양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반대로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의 네덜란드 기업 인수는 무산되고, 페이스북의 중국 항저우 자회사 법인 등록은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 

모바일 반도체 시장 1위 기업인 미국 퀄컴은 결국 네덜란드 NXP 반도체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25일(현지시간) 포기했다. 중국 정부가 인수 마감 시한인 이날까지 승인해주지 않으면서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로 인수 시한이 마감됐다면서 NXP 인수 포기 의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으로 퀄컴이 최대 피해자가 됐다고 표현했다.

퀄컴은 앞서 2016년 자동차 반도체 업계의 최강자인 NXP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선언했다. 이는 세계 반도체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로 평가됐다. 이미 미국, 일본 등 관련 8개국으로부터 인수안을 승인 받은 퀄컴은 그동안 몇 차례 마감 시한을 연장하며 중국 정부 승인만 기다리고 있었다.  

한때 중국 정부가 퀄컴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미·중간 무역마찰이 심화되자 결국엔 퀄컴의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앞서 25일 미국이 160억 달러(약 18조16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와 관련해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다며 중국이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퀄컴의 NXP 인수를 막는 카드를 고려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회장. [사진=AP연합뉴스]


퀄컴에 이은 또 하나의 희생양은 미국 인터넷기업 페이스북이다. 앞서 18일 중국당국으로부터 영업 허가증을 받으며 중국 본토 시장 재진출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보였던 페이스북의 중국 자회사 설립 인가가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이다. 

25일 중국 국가기업신용정보공시시스템에서는 페이스북의 중국 자회사인 '페이스북테크(항저우)유한공사'의 설립 인가 관련 정보가 사라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의 검열로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등에서도 페이스북의 항저우 자회사 설립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들은 페이스북테크유한공사가 지난 18일 저장성 항저우시 당국으로부터 영업 허가증을 받았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었다. 

NYT는 페이스북의 중국 자회사 설립을 둘러싸고 저장성 당국과 중국 국가 인터넷 관리감독 당국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간 의견 마찰을 빚었으며, 결국엔 설립 인가를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페이스북이 미·중 무역전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또 하나의 피해자가 됐다고 전했다. 

이밖에 아메리칸 항공, 델타항공 등 미국 항공사들도 중국 정부에 결국 '굴복'했다. 지난 25일 '대만'을 별도 국가로 분류하지 말라는 중국의 요구를 일제히 수용한 것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은 지난 4월  전 세계 각국 항공사에 '국가' 또는 ‘국가·지역’을 선택하는 항목에서 중국과 대만을 같은 분류선상에 두지 말라고 압박해왔다. 

반대로 미국 정부의 중국기업 '때리기'도 줄곧 이어졌다.  미국은 올 들어 중국의 하이테크 산업 발전을 억제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 화웨이, 국유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기업에 대해 잇달아 제재를 가해왔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 모두 무역전쟁 '결사의지'를 불태우면서 양국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6일 '무역전쟁, 미국이 제일 먼저 입이 벌어지도록 아픔을 느낄 것'이라는 제목의 사평을 게재해 무역전쟁이 확산되면서 미국에서 피해를 입는 산업이 나날이 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평은 "일각에서는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는 11월 이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공세를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무역전쟁이 더 길게 이어질 것에 대비하고 있으며,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임기 동안 무역전쟁을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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