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부흐빈더 “베토벤, 내 영혼과 심장에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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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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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베토벤 전문가...6년 만에 내한 공연

[​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갖는 최고의 '베토벤 전문가' 루돌프 부흐빈더. 사진=빈체로 제공]

“소나타를 준비하다 보면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가 깨어나는 것을 느낍니다. 베토벤은 제 영혼, 몸, 그리고 심장에 모두 살아있거든요.”

오스트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는 과연 최고의 ‘베토벤 전문가’다웠다. 그는 베토벤과 함께 숨쉬고 있었다. ‘베토벤의 환생’이라고 불리는 부흐빈더가 6년 만에 한국 팬들을 만난다.

부흐빈더는 아주경제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베토벤이 없었으면 난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큰 영향을 받아 왔다”며 “음악은 수많은 음악가들의 역사를 담은 결정체이고, 작곡가 한명 한명은 클래식 음악의 혁명가라고 생각한다. 베토벤과 같은 위대한 혁명가가 없었다면 지금의 클래식 음악과 지금의 나 모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부흐빈더는 베토벤과 함께 걸어왔다. 부흐빈더는 상하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빈, 그리고 취리히 등에서 50회 이상 총 32개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사이클을 가졌다. 베토벤 작품 연주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장의 심장까지 닮은 부흐빈더가 느끼는 베토벤은 낭만적이다. 부흐빈더는 “베토벤은 에스프레시보(espressivo•풍부한 감정으로) 바로 뒤에 아 템포(a tempo•원래 빠르기로)를 표기한 유일한 작곡가다. 풍부한 감정에 더해 빠르기의 변화까지 요구한 혁명가다. 한 악장에 많게는 7~8번 속도를 바꾼다. 후대인들에게 많은 선택지를 남겨둔 것이다”고 설명했다. 부흐빈더의 음악적 해석은 역사적인 자료에 대한 세심한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열렬한 악보 수집가인 그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에디션을 무려 39판이나 소장하고 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인 2020년은 부흐빈더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유력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과 손잡고 베토벤의 역작인 '디아벨리 변주곡'을 재해석한다. 부흐빈더는 “이 곡을 존재하게 한 안톤 디아벨리처럼 나도 11명의 작곡가들과 함께 새로운 ‘디아벨리 변주곡’을 작업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막스 리히터, 도시오 호소카와, 탄둔 등 저명한 작곡가들과 음반 작업은 물론이고 공연까지 함께 준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는 “난 언제나 베토벤을 연주하기 때문에 2020년은 다른 시즌과 비교해서 특별하지 않게 느껴질까 봐 걱정이다”고 환하게 웃었다.

부흐빈더는 오는 12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공연에서 베토벤 소나타 10번과 13번, 8번 ‘비창’, 23번 ‘열정’, 25번을 연주한다. 8일에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0일에는 강동아트센터, 11일에는 아트센터 인천에서 공연을 갖는다. “아직도 베토벤의 작품은 내게 매번 질문을 던진다”고 고백하는 거장의 해석을 들을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다. 

부흐빈더는 “한국은 클래식 공연장에 가서 젊음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나라다. 다른 나라의 클래식 공연장에는 한국만큼 젊은 관객들이 없다”며 “우린 우리가 살아있는 한 베토벤의 음악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항상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제가 발견한 음악과 해석으로 청중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루돌프 부흐빈더. 사진=빈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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