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3위 디폴트" 공급과잉 시달리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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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4-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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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위 워터마 3400억원 채무불이행…1위 CATL 순익전망 '먹구름'

  • 공급과잉, 보조금 삭감 등으로 이윤 하락

  • 3~5년내 90% 이상 기업 도태될듯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 설비용량 전망. [그래픽=아주경제DB]


과잉공급, 가격 하락, 보조금 기준 강화…… 최근 고속 성장해 온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배터리 3위 기업은 채무불이행(디폴트)까지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5년후 중국 90% 이상 리튬배터리 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폴트' 빠진 업계 3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3위인 워터마(沃特瑪·옵티멈나노)는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무역인수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지난 3월말 선전에 소재한 워터마 본사 앞에는 납품업체들 몰려와 대금을 상환할 것을 독촉하는 사태도 벌어졌다고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新京報)가 16일 보도했다.

이는 워터마 모회사인 젠루이워넝(堅瑞沃能) 실적까지 끌어내렸다. 젠루이워넝은 지난 13일 선전거래소 공시를 통해 지난해 실적 변경 보고서를 발표해 최대 37억5000만 위안(약 6400억원)의 적자를 예고했다. 젠루이워넝은 앞서 2월 5억2200만 위안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공시한 바 있다.

젠루이워넝은 워터마 채무 디폴트 상황을 인정하면서 현재까지 전체 채무액이 221억3800만 위안으로, 이중 미상환 채무액이 19억9800만 위안(약 34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현재 채무 상환리스크에 직면해 정상적 경영활동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향후 재고자산을 처분해 채무를 상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젠루이워넝은 현재 디폴트 위기로 젠루이워넝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3.58%는 법원에 차압됐으며, 13개 은행에 개설된 계좌도 동결됐다.

2002년 설립된 워터마는 중국에서 최초로 전기차 동력배터리 연구개발에 성공한 업체다. 2014년 12월까지만 해도 9억 위안에 달하던 기업가치는 2016년 52억 위안까지 치솟았다. 순익이 2014년 222만 위안, 2015년 2억7600만 위안., 2016년 4억2500만 위안으로 고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규제 정책 강화, 시장 공급 과잉 문제가 워터마 발목을 잡았다. 워터마 부채는 2015년말 31억8900만 위안에서 2016년말 117억5900만 위안으로 급속히 불어났다. 

◆ 업계 1위 실적 전망도 '먹구름'

오는 5월 증시에 상장 예정인 중국 배터리 업계 1위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  현재 시장은 닝더스다이의 상장후 기업가치가 2000억 위안에 달해 중국 하이테크 기업 전용 증시인 창업판 대장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공급과잉, 치열한 경쟁 속에 업계 1위의 앞날도 마냥 밝지만은 않다. 

닝더스다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출과 수익은 각각 연평균 87.26%, 112.39%씩 모두 고속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비경상손익을 제외한 순익은 24억7000만 위안으로,  2016년 29억5000만 위안에서 줄었다. 보조금 수입을 제외하면 2017년 주력사업 순익이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  매출총이익률도 2016년 43.7%에서 2017년 36.29%로 줄었다.

중국이 올해 2월부터 신에너지차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50% 줄이면서 닝더스다이의 향후 순익 성장세에도 먹구름이 꼈다.  특히 보조금 삭감 비중이 가장 큰 전기버스가 닝더스다이 주고객이기 때문. 중국 대표 전기버스 업체인 위퉁객차(宇通客車)와 진룽기차(金龍汽車)는 지난해 닝더스다이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넘게 차지했다. 

◆공급과잉에 보조금 삭감까지···3~5년내 10%만 살아남나

지난해 중국 증시에 상장된 18개 동력 리튬배터리 관련 기업 실적에서도 업계의 시름은 묻어난다.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에 배터리 소재 기업의 실적은 상승한 반면 배터리 생산기업 등 다운스트림 기업은 실적 압박에 직면한 것. 지난해 중국 배터리업계 2위 비야디 순익이 전년 대비 19.5% 하락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과 더불어 업계 심각한 공급과잉이 기업 실적을 끌어내렸다. 중국 배터리 시장 연구기관인 GGI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동력배터리 시장은 2000억 위안으로, 공급과잉률이 157%에 달했다. 

중국 전기차자원망에 따르면 올해 비야디(比亞迪), 궈쉬안가오커(國軒高科) 등 중국 상위 7개 동력배터리 기업 생산설비 용량을 합치면 135GWh, 2020년엔 178G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1대에 필요한 배터리 용량을 45kWh로 계산하면 올해 7개 기업 배터리 생산용량은 300만대 신에너지차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올해 중국 신에너지차 생산 예상량은 약 110만대로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 인사들은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향후 2~3년 비교적 심각한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 이윤 하락 등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12일부터 1회 충전 주행 시 300㎞ 이상 달리는 전기차는 우대하는 반면 150㎞ 이하 달리는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신에너지차 보조금 지급 잣대가 엄격해져 업계는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GGII는 2016년 109개 달했던 배터리 제조상이 지난해 80개로 줄었다며 2020년엔 10~20개만 살아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3~5년내 중국 90% 이상 리튬배터리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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