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뼈와 근력 약한 어르신들, 가을 산행 즐기려다 아차!... 척추건강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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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기자
입력 2021-10-0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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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바른세상병원 척쿠클리닉 원장]



선선해진 날씨에 친구들과 즐겁게 산에 오른 곽씨(남·72). 얼마 전 내린 비에 젖은 낙엽을 잘못 밟고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고, 앉았다 일어서거나 누워있다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 가벼운 엉덩방아였을 뿐인데 척추압박골절이라는 의사의 진단에 당황스러웠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 충격에 의해 척추뼈가 납작하게 내려앉는 질환으로 골다공증이 주원인이다. 하지만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골다공증 진행 여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골밀도가 낮은 어르신들이나 폐경기 이후의 여성들은 가을 산행을 할 때 사소한 충돌이나 넘어짐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뼈나 근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산행을 하면서 크고 작은 충격으로 척추압박골절이나 척추후관절증후군 같은 척추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통증을 느낀다. 압박골절이 악화되면 등과 허리가 굽게 되는 척추후만증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상을 느끼면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고,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줄고 균형감각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복근이나 엉덩이 근육이 약해서 허리를 앞으로 내밀고 걷는 어르신들은 산행을 할 때 내리막길에서 보폭을 너무 넓게 잡거나 빠르게 내려가는 등 하중이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움직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자칫하면 후관절에 분포한 신경을 자극해 척추후관절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척추후관절증후군은 척추를 지지해 주는 척추 후방의 관절이 외부 충격 등으로 비틀어지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허리근력이 약한 어르신들이 산을 오르내릴 때 허리를 삐끗하거나 넘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척추후관절증후군이 생기면 허리와 골반이 욱신거리고,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누워서 몸을 옆으로 돌릴 때 통증을 느낀다.

어르신들이 부상의 위험을 줄이고 건강하게 가을 단풍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등산 전 며칠의 기간을 두고 가벼운 걷기 등으로 기초체력을 먼저 향상시키고, 관절과 근육을 충분히 풀어지도록 스트레칭을 꼼꼼히 하는 것이 좋다. 배낭무게는 자신의 몸무게의 10% 이하로 꾸리는 것이 좋고, 산이나 숲 속의 낮은 기온에 근육이 긴장하지 않도록 옷을 따뜻하게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접었다 펼 수 있는 등산 전용 지팡이를 휴대해 오르막이나 내리막 길에 사용하면서 허리와 무릎에 주는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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