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 <57>​] PK 실축 공포증은 축구의 신종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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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입력 2020-02-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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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국내 경제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극심한 내수 부진에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전자, 반도체는 부품 부족으로 공장 가동 중단사태가 벌어져 올해 GDP(국내총생산)는 목표 2.4%에 한참 못미치는 1.5%에 그칠 전망이다. 바이러스 확산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더 낮아질수도 있다.

이보다 더 국민들 피부에 와닿는 것은 조만간 일어날 식품가격 인상이다. 국내 수입식품중 중국산 비중은 김치, 마늘, 양파, 양배추가 거의 100%에 이른다. 중국의 작황이 안 좋아지고 수입량이 줄어들면 식품 가격은 크게 뛸 수밖에 없다.

스포츠에는 신종 바이러스같은 불가항력적인 요소가 있다. 골프에서는 OB 공포증인 드라이브 입스(Yips)가 바로 그것이다.

아마추어든 프로 선수든 드라이브 입스에 한번 걸리면 심리 치료, 명상 등 갖은 방법으로도 한동안 벗어 날수 없다. 슬라이스 구질의 OB가 난다고 어드레스 자세를 살짝 왼쪽으로 옮겨도 어김없이 훅성 OB가 난다. 어떤 프로 대회 1라운드 1번홀에서 신인급 선수가 OB를 8번 연속으로 내자 바로 클럽을 들고 집에 가버렸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축구에서는 패널티킥(PK) 실축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악명높은 PK 실축은 1969년 임국찬이 저질렀다. 지금은 없어진 동대문 운동장에서 열린 멕시코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전, 한국은 호주를 반드시 이겨야 올림픽 본선에 올라갈수 있었다. 1대1로 맞선 후반, 한국은 천금같은 패널티킥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이때 키커로 나선 임국찬은 공을 골키퍼 정면으로 맥없이 차 한국의 승리와 올림픽 티켓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온 국민의 원망과 저주를 받은 임국찬은 이후 ‘망국찬’이라는 치욕스런 별명을 얻었으며 비난을 견디다 못한 그는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버렸다.

요즘 프리미어 리그에서 14골을 터뜨리며 펄펄 날고 있는 손흥민(28․토트넘)도 한때 PK 실축 공포증에 시달렸다. 2번이나 PK 찬스를 놓쳐 홈팬들의 원성을 엄청나게 들었다. 하지만 지난 6일 사우샘프턴전, 2-2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맞은 PK 찬스에서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는 절묘한 슛으로 결승골을 장식, PK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시차 부적응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는 어느 종목의 어느 선수도 헤어날 수 없다. 최근 농구의 경우를 보자.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스페인, 중국, 영국과 올림픽 예선 B조 경기를 1월말 중국 광동성 포산에서 가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갑자기 경기 장소가 세르비아로 바뀌었다.

지난 2일 부랴부랴 출국해 3일 베오그라드에 도착한 대표팀은 7시간의 시차에 따른 적응도 제대로 못한 채 6일 스페인전을 맞았다. 스페인은 유럽 강호이긴 하나 한국 전력과 큰 차이가 없어 해볼만한 상대였다. 하지만 시차가 거의 없는 스페인과 12시간을 비행기로 날아온 한국과의 경기 결과는 보나마나였다. 한국은 패스 미스와 어이없는 슈팅을 남발하며 46대83으로 거의 하프 게임의 완패를 당했다. 이틀후 영국을 82대79로 힘겹게 물리쳐 가까스로 올림픽 티켓을 따냈으나 스페인전 완패는 두고두고 아쉬웠다.

LA 다저스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옮긴 ‘8000만 달러의 사나이’ 류현진(33). 그는 다저스 시절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에서는 좋은 제구력으로 승승장구했으나 뉴욕이나 워싱턴 등 동부 지역 원정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유는 서부~동부 세시간의 시차 부적응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백신 개발로 치료가 되나 드라이브와 PK 공포증, 시차는 치유 방법이 없어 스포츠 선수들에겐 늘 골칫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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