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 일자리 박람회] 이정식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준비 없는 일자리 보다 준비된 설계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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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19-09-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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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취업 전 생애경력설계·취업 상담 등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 '평생직장은 없다'…구직-구인 일자리 미스매치 인식 바뀌어야

“무작정 일자리부터 찾으려 하지 말고 본인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떤 일이 가능한지 돌아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어떤 기업이냐를 따지기 전에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인지 자문할 필요도 있습니다. 일자리 자체보다 본인에 적합한 직무부터 찾고, 관련 기술과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정식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구직 중인 50~60대 중장년들에게 재취업하려면 준비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직장에서 쌓아온 경력을 점검한 뒤 재취업에 필요한 자격, 직무 능력이 무엇인지 전문 상담을 통해 자가진단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 총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에 맞게 준비한 사람은 당연히 재취업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중장년 구직자와 구인 기업 간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 신중년 인생 3모작 박람회’에서 이 총장을 만났다. 다음은 이 총장과의 행사 관련 일문일답이다.
 

이정식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이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 신중년 인생 3모작 박람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노사발전재단]

-2년 전 ‘중장년 채용 한마당’ 행사가 지난해부터 ‘신중년 인생 3모작 박람회’로 명칭이 바뀐 이유는.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재취업’에 목적을 두기보다 ‘생애 경력 설계’, ‘취업 전문 상담’ 등 구직 과정에 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일자리를 연결해주기 전에 구직자들이 본인의 과거를 돌아보며 고민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행사장 안에 취업 매칭관 외에도 생애 경력 설계관, 취업 상담관을 둔 이유다."

-각 부처,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중장년 일자리 행사가 대동소이해 재취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보건복지부 시니어 인턴십, 서울시 50+상담센터 등 여러 행사와 사업을 한데 묶어 대규모 박람회를 여는 것이 방법이다. 정부와 지자체, 일자리 유관기관, 기업, 노동자들이 모두 참여하도록 하고, 며칠간 청년관, 장애인관, 중장년관, 여성관 등 연령·계층별로 일자리 부스를 운영하는 방식도 고민할 수 있다. 박람회 규모가 커지면 중소·중견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다.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의 개별 운영에 따른 예산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중장년 재취업은 구직자-구인 기업 간 일자리 미스매치를 문제로 꼽는데 해소 방안은?

"연령대, 전직 경력과 새 직장에서 요구하는 직무 차이 등으로 구직자에겐 맞는 회사가, 기업엔 적합한 인재가 없다는 말을 종종 한다. 일자리 미스매치는 곧 공급과 수요가 달라 수급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제 구직자와 기업 모두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일자리 공급자인 구직자는 더는 ‘평생직장’은 없다고 생각하고, 기존 경력이 아닌 기술이든 기능이든 새로운 직무 능력을 갖춰야 한다.

본인이 변하지 않으면 재취업이 힘들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구직자들에겐 이번 행사가 그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업도 중장년 인력을 더는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 그들만의 체화된 숙련 기술, 넓은 안목과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중장년에 적합한 직무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중장년 일자리를 위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경기가 어렵고, 기업 채용 여력이 없는 현 상황에서는 정부 주도의 단기 일자리도 필요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민간 부문에서 이들이 오래 근속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년 다수가 은퇴나 이직 후 일자리가 시급하다고 해서 단기 일자리를 찾는데, 대부분 오래 있지 못하고 그만둔다.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이들이 일자리를 찾는 시간과 기회를 잃게 된다는 점에서도 손해다. 다니던 직장을 나오기 전에 체계적인 재취업 준비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근속연수가 많아질수록 임금이 낮아지는 임금피크제를 기업이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만 활용해서는 안 된다. 임금과 함께 노동시간도 줄여야 하고, 줄어든 노동시간에 재직자가 재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은퇴 후에 준비하는 것은 늦다.

정부는 기업 내 재취업 교육 의무화 등 제도를 통해 은퇴를 앞둔 중장년들이 새로운 직무를 찾고, 잘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재취업 후 근속연수가 늘어나고 장기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물론 재취업보다는 이전 직장에서 최대한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 좋다. 고령자 일자리를 유지한 기업에 주는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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