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이모저모] 文대통령·김정은, 이례적 '70분 독대'… '백두산 천지' 함께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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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8-09-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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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양측 수행원과 함께 옥류관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평양 공동선언에 합의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오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참석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양측 수행원과 함께 옥류관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대동강변에 있는 옥류관은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평양냉면은 4·27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로도 등장한 별미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0년, 2007년 각각 평양을 방문했을 때 옥류관에서 식사를 했다.

오찬을 마친 문 대통령은 특별수행원들과 함께 평양시 만수대창작사를 참관했다. 1959년 평양에 설립된 만수대 창작사는 북한 미술작품의 창작과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예술기관으로 북한 예술 수출의 선봉으로 꼽힌다.

1970년대 초 김정일 지시로 조각창작단을 모체로 중앙미술제작소 등 미술 창작 여러 분야를 포괄하는 종합 미술창작 단체로 확대하며 '만수대 창작사'로 명명했다.

만수대 창작사의 주요 역할은 북한 체제선전을 위한 작품 생산이었다. 그러나 1990년 이후 해외로 시선을 돌렸고,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 역할을 했다.

현재 만수대 창작사 산하에는 공예 도안 도자기 벽화 보석화 수예 유화 조각 조선화 창작단과 동상 돌조각 미술기재 제작단 등 약 20개 창작단과 제작단이 있다. 조선화를 기반으로 북한 미술발전 방침에 따른 작품을 주로 창작하고 있다.

◆文대통령·김정은 '백두산 천지'에 함께 오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3일차인 20일 백두산 천지 방문에 나선다.

남북정상의 백두산 방문은 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민족의 명산으로 불리는 백두산에 남북정상이 함께 오르는 것 자체가 매우 상징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19일 오후 3시 평양 현지 브리핑에서 "방북 사흘째인 내일 일정을 말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내일 백두산 방문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두 분의 백두산 방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 이뤄졌다"며 "백두산 방문은 내일 아침 일찍 출발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현재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백두산까지의 이동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비행기 편으로 백두산 근처 삼지연 공항으로 간 뒤 차편으로 움직이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아울러 장군봉까지 오를 경우 버스틀 타고 산 중턱까지 올라간 뒤 궤도 차량을 이용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문 대통령 내외와 수행단은 백두산 방문을 마친 뒤 삼지연 공항에서 서울로 바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송 행사도 삼지연에서 이뤄진다.

남북정상의 백두산 방문은 문 대통령의 희망사항을 김 위원장이 기억한 뒤 세심하게 배려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평소 등산 애호가인 문 대통령은 지난 4월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환송만찬에서 "제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이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례적 '70분 독대'… 김정은 '서울 답방' 약속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9일 이례적으로 70분간 '독대'를 한 끝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9월 평양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우리 측에선 서훈 국정원장, 북 측에선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이 배석한 채 양 정상은 한반도 미래를 좌우할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 서훈-김영철 라인은 4·27 남북정상회담을 이끈 숨은 주역으로 알려졌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트리오 라인을 형성해왔다.

문 대통령의 2박3일간 방문 일정 가운데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할애된 시간은 전날 120분, 이날 70분 등 총 190분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일차 정상회담은 이날 오전 10시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렸다.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위치해 북한 체제의 '심장부'라 불리는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전날 회담이 열린 것과는 달리, 이날 회담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찾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주 앉은 추가 회담은 오전 11시 10분, 70분 만에 끝났다.

전날 한국 측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측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배석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배석자가 없는 단독 회담이었다.

양 정상이 4월27일과 5월26일 정상회담에서 대부분 배석자를 대동하고 회담을 한 것과 비교할 때 이례적인 행보였다.

물론 4월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도보다리 30분 독대에 이어 평화의집에서 배석자 없이 얘기를 계속 나눈 적이 있기는 하다. 다만 이때는 '회담' 보다 '친교'에 방점이 찍혔다.

전날 회담에 배석했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은 회담장 밖에서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남북 정상 간 합의서 서명식 준비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두 정상의 긴밀한 대화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70분 만에 회담장의 문이 열렸다.

한발 더 나아가 두 정상은 올해 안으로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9월 평양 공동선언의 마지막 항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는 문장이 담겼다.

김 위원장이 먼저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을 의미한다"며 시기를 보다 구체화하면서 화답했다.

이에 해외언론도 긴급 속보를 내보내며 관심을 표명했다. AP통신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은 "두 정상이 회담 후 공동 합의 문서에 서명하고 악수를 했다"고 합의내용을 전했다. 중국 CCTV는 서울과 평양 특파원을 연결해 생방송으로 두 정상의 기자회견 송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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