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2기, 대대적 시장개방 천명…"질적발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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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04-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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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무역전쟁 예봉 피하고 체질개선 지속

  • 금융·투자·車·지재권 등 개방분야 광범위

  • 개혁개방 계승, 자유무역한 조성 로드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


집권 2기 들어 첫 공식 외교 무대에 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대적인 시장 개방 조치를 천명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지난 40년간 이어져온 개혁·개방 정책을 계승해 중국의 지속 발전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개혁·개방이라는 중국의 제2차 혁명은 중국을 크게 바꿨고, 전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개혁·개방은 필연적으로 성공할 것이며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계 자본 차별 없애고 수입 확대

시 주석은 10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의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집권 이후 2013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 포럼 참석이다.

특히 집권 2기가 시작된 올해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하면서 이번 외교 무대에 오른 시 주석의 입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시 주석의 메시지는 간결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지만 갈등을 완화하고 국제 무역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이 앞장서 시장 개방 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개방 확대는 중국 경제의 질적 발전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세계화를 촉진시켜 각국 인민을 행복하게 할 액션 플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진입 규제 완화 △투자 환경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능동적인 수입 확대 등 4가지 방침을 설명했다.

우선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에 대한 외자 투자 제한을 완화하고 외국계 금융기관의 중국 내 업무 범위 확대를 허용키로 했다. 또 자동차 업종에 대한 외자 투자 제한 조치도 완화해 나가기로 했다.

상반기 중에는 외자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리스트를 수정하는 작업도 완료하겠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제조업의 경우 대부분 개방됐고 제한이 남아 있는 업종은 자동차와 선박, 항공기 정도"라며 "이들 업종에 대한 외자 지분율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재편된 국가지식재산권국을 통해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중국 내 외자 기업의 합법적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중국·외자 기업 간 정상적인 기술 교류와 합작을 장려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적했던 사안들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 등 서비스업은 미국이 경쟁우위를 보이는 분야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시장 개방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자동차 관련 규제 완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미국 중서부 지역의 반중 감정을 해소하는데 유효한 카드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오는 11월 상하이에서 중국국제수입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수입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의 관세를 인하하고 조만간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을 수용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50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중국 조달시장의 문을 열겠다는 것이다.

다만 시 주석은 "선진국들도 정상적·합리적 첨단제품 무역에 인위적 제한을 가하는 조치를 중단하기 바란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제품 수입 통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래픽=신화사 ]


◆개혁·개방 40년 자화자찬···자유무역항 건설

시 주석은 올해가 개혁·개방 40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이 세계 경제에 기여한 이력을 상세히 전했다.

그는 "지난 40년 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대외무역액은 각각 연평균 9.5%와 14.5%씩 성장했다"며 "이를 통해 중국은 세계 1위의 공업대국, 무역대국, 외환대국이 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개혁·개방 시기 중국에서만 7억명이 빈곤에서 탈출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세계 전체 탈빈곤 인구의 70%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 주석은 "최근 수년 간 중국이 세계 경제 성장에 기여한 비율은 30%를 넘어선다"며 "아시아 금융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개혁·개방 정책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홍콩보다 개방도가 높은 자유무역항을 조성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시 주석은 특정 지역을 언급하지 않은 채 "높은 수준의 무역·투자 자유화와 정책 편의를 제공하는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 건설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후보지로 보아오포럼 개최지인 하이난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시 주석은 "하이난은 개혁·개방으로 태어나 개혁·개방으로 흥한 곳"이라며 "하이난은 폐쇄적이고 낙후한 변방의 섬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지역으로 발전했다"고 추켜세웠다.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에 짓고 있는 슝안신구(雄安新區)와 더불어 최남단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자유무역항을 조성해 시 주석 체제의 개혁·개방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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