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올들어 주가 490% 폭등....쉬자인 회장, 중국 '최고 부자' 등극

부동산 억제 정책에도 예상밖 실적

쉬 회장, 헝다그룹 지분 74.2% 보유

6개월새 자산 34조 늘어 '부호 1위'

[헝다그룹]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독보적인 성장세가 쉬자인(許家印) 회장을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앉혔다.   

헝다그룹은 중국 당국의 부동산 억제 정책에도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실적 호조를 기록했고, 주가는 올해에만 490%가 폭등했다.

홍콩증권거거래소(HKEX)에 상장된 중국헝다(中國恒大·3333.HK) 주가는 지난 1월 3일 4.95홍콩달러 수준에서 현재 30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중국헝다는 지난해 5월 17일 ‘헝다부동산(恒大地產)’으로 홍콩증시에 등록된 이후 다음 달인 6월 16일 회사명을 ‘중국헝다그룹(中國恒大集團)’으로 변경했다.
 

쉬자인 중국헝다그룹 회장[사진=신화망]

쉬 회장은 중국헝다 지분 74.2%를 보유하고 있어 올해 주가 폭등으로 최근 6개월 간 자산 규모가 2000억 위안(34조2660억원)이 늘었다. 총자산 2900억 위안으로 중국 후룬연구원 '중국 부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올해 상반기 헝다그룹의 영업수익은 1879억8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8%가 급증했고, 순이익은 224% 뛴 231억3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특히 상반기 순이익은 부동산 상장기업 중 가장 많았다. 2위를 차지한 완커(萬科, 73억300만 위안)를 비롯해 비구이위안(碧桂園), 뤼디(綠地), 바오리(保利) 등 과의 격차도 컸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40억9000만 위안으로 중국 부동산 상장기업 중 3위 자리에 올랐다.

다만 일각에선 헝다그룹의 상반기 실적보고서를 두고 순이익과 부채가 함께 늘어나고 이자 비용이 완전히 계산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초 헝다그룹이 자사 지분 26%를 자회사에 매각하고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66억 달러로 영구채를 처분한 것이 순이익을 크게 증가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헝다그룹의 상반기 토지 비축량과 현금 보유량은 각각 2억7600만㎡, 2699억3400만 위안으로 중국 부동산 상장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헝다는 ‘포마원지(跑馬圈地·자금력이 있는 기업들이 시장을 점령하다)’식으로 토지영역 확대에 집중했다. 그 결과 헝다그룹의 토지 비축량은 다른 부동산 기업이 넘볼 수 없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그만큼 부채 규모도 많아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헝다그룹의 부채 규모는 1조3248억 위안에 달했다. 업계 안팎에선 높은 부채율로 진행 중인 사업의 수익이 유지되지 못 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헝다그룹 역시 부채 문제를 인식하고 8월 말 기준 240%인 순자산 대비 부채비율을 2020년 6월 전까지 70%까지 끌어내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 헝다그룹은 올해 700억 위안, 38억 달러 자금을 각각 조달해 1120억 위안, 28억 달러의 부채를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에 대한 우려에도 헝다그룹의 브랜드가치는 중국 부동산 기업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중국 부동산 산업 협회는 지난 13일 ‘2017년 중국 부동산 기업 브랜드 가치 평가 연구 보고서’를 통해 헝다그룹의 브랜드가치가 431억2300만 위안으로 전체 2위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1위는 브랜드가치 529억2100만 위안인 중하이부동산(中海地產)이다.

협회는 “현재 시장 상황이 복잡함에도 헝다그룹은 날카로운 시장 통찰력으로 사업 구조를 전략적으로 배치하며 발전하고 있다"며 "다원화(多元化)된 산업 구도를 조성하고, 부동산·금융·관광·건강 등의 공동 성장을 이루는 종합적인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중국헝다는 9월 매출액이 443억5000만 위안에 달하고, 1~9월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3660억 위안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올해 연간 매출액이 50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