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의혹 하이난항공 지배구조 전격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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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7-07-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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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투명한 지배구조, 당국 자금조사설, 은행들 신규대출 중단 압박 직면

  • 지배구조 전격 공개…자선재단 2곳 지분 50% 이상 보유, 천펑 회장 15% 보유등

  • 왕치산 가족과 연루설 부인, 과다부채 의혹도 부인

  • 2년간 400억 달러 이상어치 해외 M&A

중국 하이난항공그룹(HNA)이 최근 베일에 싸여 있던 지배구조를 공개했다. HNA그룹을 둘러싸고 중국 고위층과의 정경유착, 불투명한 지배구조, 부채 급증 등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데다가 일부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중단함에 따라 돈줄이 마른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HNA그룹은 지난 24일 저녁 직원들에게 공개서신을 보내 그룹 주주명단, 지분율, 지분 증여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지배구조를 공개했다고 베이징상보 등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HNA그룹 지배구조 [사진=베이징상보]


보도에 따르면 HNA그룹의 지분 절반 이상은 자선재단 2곳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 소재한 하이난 츠항 채리티 파운데이션(Hainan Cihang Charity Foundation)과 하이난성 소재 츠항공익기금회(海南省慈航公益基金會)로 각각의 지분율이 29.5%, 22.75%다.

HNA그룹에 따르면 최대 주주인 뉴욕 소재 자선재단은 2016년 설립된 비영리기관으로, 보유한 지분은 모두 HNA그룹 주주들이 증여한 것이다. 하이난성 소재 자선재단도 2010년 HNA그룹이 2000만 위안 전액을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기관이다.

개인주주 지분으로는 천펑(​陳峰) HNA그룹 창업주 겸 회장이 14.98%, 공동창업자인 왕젠(王健) HNA그룹 이사장이 14.98%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HNA그룹 경영진 10명의 지분이 17.54%, 하이난항공회사가 0.2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NA그룹 측은 "개인주주들은 회사를 그만두거나 사망하면 자선재단에 지분을 증여하도록 한만큼 자선재단의 지분율은 앞으로도 늘어날 수 있다"며 "최종적으로 자선재단에서 HNA그룹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매년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공개된 지배구조에서 가장 큰 변화는 외부 민간 투자자의 지분은 모두 털어내고 HNA 그룹 계열사와 개인주주의 지분이 확대된 것, 그리고 지분의 3분의 1가량을 중국 밖으로 이동시킨 것 등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HNA그룹의 대주주로 알려졌던 '미스터리' 주주 '관쥔'의 이름은 이번 주주명단에 없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HNA그룹의 양대주주인 자선재단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지분이 어떻게 증여됐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HNA그룹은 그 동안 고위지도층 비리유착,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의 의혹에 시달렸다.

중국 해외 도피재벌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이 지난 4월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공산당 핵심 고위 인사 및 친인척이 HNA의 알려지지 않은 주주로 있으며, 당의 비호 아래 HNA가 성공 가도를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반부패 사령탑을 맡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겨냥해 그의 부인이 HNA그룹 계열인 하이난항공 지분을 부정적인 방법으로 취득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스터리 주주 관쥔이 HNA그룹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다고도 폭로했다. 

HNA가 공격적인 해외 인수합병(M&A)으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됐다. 최근 중국 당국은 HNA그룹 등 해외 M&A 큰손들의 자금 출처 리스크를 조사하라고 은행권에 지시했으며,  모건스탠리, 시티그룹, BoA메릴린치를 비롯한 주요 은행들이 대출, 컨설팅을 제공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중국 주요 은행들도 올들어 신규대출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을 통해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HNA그룹은 수차례 성명을 통해 외신들의 악의적 보도라며 2016년말 기준으로 자사의 자산부채율이 7년 연속 줄어들고 있는 등 재무상태는 건전하며 경영상태도 양호하다고 반박해왔다.  

HNA그룹은 1989년 달랑 보잉 737기 1대의 민영 항공사로 출발했으나 최근 수년간 왕성한 M&A 식욕을 자랑하며 호텔·물류·부동산·금융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올초 미국 헤지펀드인 스카이브리지 캐피털 지분 일부를 매입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5월 독일 도이체방크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100년 역사의 미국 힐튼 호텔 지분 25%를 65억 달러에 매입하기도 했다.
 

[HNA그룹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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