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탈중국화, 대만 사회서도 "경제적 타격 클 것"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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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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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시보 "취임식 무대는 성대했지만, 무대 밖에는 거센 파도"

  • 대만 기업인 "당국 조치없으면 대만 경제 큰 타격 밖을 것, 기업 생존도 위협"

차이잉원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현지시간) 타이베이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신임 총통이 탈중국화 행보를 보이고 중국과 대만 사이에 냉각기류가 흐르자 대만 사회에서도 양안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차이 신임 대만 총통이 취임식에 '92공식'을 언급하지 않고 중국이 이를 용인하지 않을 뜻을 내비치면서 양안관계 급랭에 대한 우려가 대만 언론과 경제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92공식은 지난 1992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해석을 허용하도록 합의한 것을 말한다.

대만 연합보는 22일 "중국의 대만판공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가 대만이 '92공식'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교류와 소통 체제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면서 "이는 차이잉원 총통의 모호한 표현에 대해 중국 측이 최후의 통첩을 날린 것"이라며 우려감을 내비쳤다.

대만 중국시보는 "양안의 협력체제 가동이 중단되면 중국과 대만의 협력과 교류 전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면서 "그 타격이 항공, 해운, 관광, 금융, 통상무역 등 전반에 미칠 것이며 그 정도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또, "차이 총통의 취임식이 성대하고 평화롭게 마무리된 것처럼 보였지만 무대 밖은 양안관계 냉기류로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중국과 밀접한 경제교류를 하고 있는 대만 기업과 기업인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린보펑(林伯豊) 대만공산협진회 회장은 "만약 대만 당국이 중국이 수용할 수 있는 답안을 찾아내지 못하거나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하지 않는다면 양안관 서비스, 상품무역 시장의 희망은 사라진다"면서 "양안 관계가 급랭해 교류가 끊긴다면 이를 녹이고 정상화하는데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린후이잉(林慧瑛) 대만중소기업총회 이사장도 "양안 협력체제 가동이 중단되면 이후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협상도 큰 타격을 받고 관련 기업의 생존도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당국이 빨리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피해 범위와 규모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대만에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차이 총통 취임식 이후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차이 총통이 양안관계에서 애매모호한 태도와 회피적 화법을 쓰고 있다"면서 "'하나의 중국'이라는 공동의 정치적 기반이 있어야만 양안이 평화롭게 발전하고 대만 동포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이 미국과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고 다자협력기구를 통해 국제적 입지를 키우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중국은 반대의 뜻을 명확하게 천명했다. 중국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레브리핑을 통해 "(미국, 일본 등) 각국이 대만과 주관적 함의나 관방 성격의 협의를 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경제적 타격도 현실화 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420만여명에 달했던 중국 관광객은 차이잉원이 총통이 당선된 1월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대만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월과 비교해 10% 이상 감소했다. 양안간 무역규모도 올 1~2월 전년 동기대비 10%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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