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황제의 등극?" 중국 시진핑 1인 권력체제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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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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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11월17일호 커버스토리]

아주경제 조용성 베이징 특파원, 배인선 기자 =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이었던 링지화(令計劃)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겸 중앙통일전선공작부장마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운동으로 낙마했다. 이로 인해 시진핑 주석의 지위가 한층 굳건해 질 것이란 전망 속에 공청단파를 비롯한 반시진핑 세력의 반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등 중국 정계에 혼돈이 야기되고 있다.

링지화는 이미 구속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지난해 몰락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에 비하면 무게감이 덜하지만 현직 고위급 관료이자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공청단파의 핵심 인물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핵심 인사였던 저우융캉에 이어 후진타오 전 주석의 최측근 링지화마저 낙마한 것은 중국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유지됐던 ‘원로정치’가 종결됐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정치체제는 현 최고지도부가 원로로 통칭되는 전직 최고지도자들의 '조언'을 중시하는 원로정치 성격이 강하다. 집권 후 시 주석에게 장쩌민, 후진타오라는 두 명의 '상왕(上王)'에 대한 정치적 예우문제는 골칫거리였다. 개혁영도소조, 국가안전위원회 등 다수의 신설 권력기구를 진두지휘하며 권력을 강화하고 있는 시 주석에게 상왕 2인의 오른팔, 왼팔 제거는 향후 시진핑 주석의 1인 권력체제를 한층 굳건히 해 줄 것이란 진단이다.

더욱이 링지화는 미국에 본부를 둔 보쉰(博迅) 등 중화권 매체를 통해 저우융캉, 보시라이(薄熙來),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함께 '신 4인방'으로 꼽혀왔다. 신4인방은 문화대혁명(1966~76년)을 주도한 ‘4인방’을 본떠 만든 단어로 이들이 의기투합해 시진핑 정권의 전복을 기도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런 의혹의 진위는 여전히 확인하기 어렵지만 무엇보다 이들 중화권 매체가 일찍부터 쿠데타설과 함께 '신 4인방'의 존재를 부각하고 그들의 몰락을 예고해왔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없다고 부정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신4인방은 전직, 현직 여부를 떠나 공안·경제(저우융캉), 군(쉬차이허우), 지방정부(보시라이), 정치(링지화) 등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해온 하나같이 거물급 인사들이다. 시 주석이 자신의 집권을 위협했던 신4인방을 모조리 제거함으로써 내부 권력투쟁에서 잇달아 승전보를 올렸다는 평가다.

이제 중국 정가는 반(反)부패를 명분으로 한 시 주석의 칼날이 어디까지 향할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우융캉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가족을 통한 부정축재설이 제기된 리펑(李鵬),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도 사정 리스트에 올라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링지화가 후 전 주석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사의 여파가 후 전 주석에게까지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링지화에 대한 처벌을 끝으로 수년간 이어져 온 전면적인 반부패 개혁운동을 일단락 짓고 장 전 주석이나 후 전 주석 등 전직 최고지도자에게까지 칼날을 겨누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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