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ㆍ베이징차, 갈등 심화…중국 합작사업 걸림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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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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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베이징2공장 위에둥 생산라인 모습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중국 제4공장 건설을 둘러싸고 합작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와 현대차간 불협화음이 노골화되고 있다. 중국 제 4공장 설립지 선정부터 적지않은 의견차이를 보이더니 최근에는 중장기적인 사업계획에도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어 향후 중국 내 합작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업계와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베이징자동차 내부에서는 아직까지 베이징현대차 중국 제 4공장 설립과 관련해 협의서 체결 소식 등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합작파트너로서 호흡을 맞춰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또한 지난달 27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임직원, 충칭시 쑨정차이 서기와 충칭시 관계자 등이 참석해 진행한 중국 자동차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합작기본협의서 체결식에도 베이징자동차 지도부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과거 베이징현대차 2공장과 3공장 착공식때와 지난 해 베이징현대차 100만대 출고식 때 쉬허이 베이징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연설까지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 4공장 건설이 다시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4공장 설립지로 충칭시를 유력 후보로 꼽고 충칭시와 협의서를 체결한 것이다. 협의서 내용은 4공장 입지로 충칭을 우선 고려하고 충칭시는 현대차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지만 베이징자동차 입장은 다르다. 최근 베이징자동차 고위관계자는 중국 경제관찰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체결한 전략합작기본협의서는 법률적 효력은 없다"면서 "공식적인 투자협의서가 체결되려면 베이징현대차 고위층도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갈등은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 간 기본적인 입지 조건에 의견차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정부 정책 방향 및 자동차 시장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그동안 충칭을 중심으로 한 중서부 지역에 대한 신규 생산 거점을 면밀히 검토해 왔다.

반면 베이징자동차측은 최근 중국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개발계획' 과 관련해 '징진이(京津冀ㆍ베이징, 텐진, 허베이의 약칭)' 를 눈여겨보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자동차는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200km 떨어진 허베이성 창저우에 100억 위안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여기에 창저우측은 좀 더 부가가치 높은 합자 브랜드의 생산공장을 원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충칭시와 협의서를 체결한 당일, 허베이성은 수도권 발전계획 발표를 통해 '베이징자동차 공장 건설 지원'을 골자로 한 베이징현대차 제4공장 창저우 유치방안을 공개했다. .

하지만 충칭시가 베이징현대차라는 호재를 놓칠리 만무하다. 이와 관련 충칭시 정부는 베이징현대차 제4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통 큰 선물'까지 제공했다. 지난1월 충칭시 30개 택시회사와 베이징현대차는 약 1000대 규모의 '이란터(엘란트라)' 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기존의 충칭시 택시시장은 충칭시 지역 자동차 업체인 창안자동차모델이 독차지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가 중국 사업을 하는데 있어 베이징자동차그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간의 입장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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