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속철도 시대' 연 KTX...속도 혁명으로 '반나절 생활권'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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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4-03-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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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년 KTX 개통...20년 만에 이용객 첫 10억명 돌파

  • 개통 이후 6억4581㎞ 달려...지구 1만6150바퀴 해당

KTX 열차가 레일 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KTX 열차가 레일 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한국철도공사]
내달 1일로 개통 20주년을 맞는 국내 첫 고속철도 KTX는 어느덧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KTX는 2004년 세계 5번째로 개통한 고속열차로, 시속이 300㎞로 속도 혁명을 일으키며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좁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통 20년 만에 이용객 10억명 돌파...지구 1만6150바퀴 돈 셈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KTX의 누적 이용객 수가 개통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10억명을 넘어선 10억5000만명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를 테면 5000만 국민 한 사람당 스무 번 이상 KTX를 탄 셈이다. 

전국 8개 노선을 누비며 지구둘레(4만㎞) 1만6150바퀴와 맞먹는 6억4581㎞를 달렸다. KTX를 이용한 승객의 누적 이동거리는 2634억㎞이다.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인 1억5000만㎞의 1760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23만명으로 개통 초기 7만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연간 이용객은 개통 첫해 2000만명에서 지난해 기준 84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89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KTX 이용객 수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04년 개통 초기에 KTX 이용객은 전체 철도 이용객의 18%에 그쳤다. 그러나 매년 늘면서 2014년엔 42%로 치솟았고 지난해엔 61%가 KTX를 선택했다. 점유율이 개통 초기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역 간 여객수송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대폭 상승했다. 수도권~대구 구간의 철도 수송분담률은 2003년 12%에 불과했으나, 2012년은 60%로 5배나 올랐다. 수도권~부산 구간 역시 38%에서 69%로 2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항공분담률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수도권~대구 구간의 항공 수송분담률은 2003년 11%였으나, 2012년엔 1%로, 수도권~부산 구간 역시 32%에서 15%로 떨어졌다. 사실상 항공이 독점해온 서울~대구, 서울~부산 등 장거리 교통 수요를 철도가 완전히 흡수한 셈이다. 짧은 소요시간, 높은 도심 접근성,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1시간 내 고속철도 영향권 확대...수도권 출퇴근 수요도↑
개통 초기 2004년만 해도 ‘60분 이내 접근 가능한 고속철도 영향권’은 국토 면적의 37.5%에 그쳤다. 그러다 2021년에는 75.1%로 껑충 뛰었다. 영향권 내 인구는 82.0%에서 94.6%로 증가했다. 개통 첫해엔 경부, 호남 2개 노선을 운영하며 20개 역에만 다니던 KTX는 현재 전국 8개 노선의 69개 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도착 시간도 크게 단축했다.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KTX를 타면 부산(2시간 23분), 목포(2시간 27분), 강릉(1시간 49분), 안동(2시간 28분) 지역은 점심시간 이전에 도착이 가능하다. KTX의 하루 운행횟수는 주말 기준 364회(KTX 284회, KTX-이음 80회)로, 개통 초기 142회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철도 최고속도가 시속 150㎞에서 300㎞로 두 배 증가하며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고 이동과 만남이 한층 편해졌다. 

경부·호남·강릉선 등 6개 주요 구간을 기존 철도 대비 평균 50.7%(152분) 단축해 국민에게 더 많은 여가와 시간 가치를 제공했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1년에 2조6000억원가량에 달한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또 서울 도심에서 1시간 내외로 도달할 수 있는 출퇴근 가능 지역도 대폭 확대됐다. 개통 첫해 정기승차권 발매 매수는 46만7000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39만건을 기록해 9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정기승차권 이용객이 가장 많은 구간은 서울↔천안아산으로 전체의 17.1%를 차지했고 서울↔오송(11.1%)이 뒤를 이었다. 

46대로 출발한 KTX는 2010년 운행을 시작한 KTX-산천 38대와 2021년 KTX-이음 19대를 합쳐 총 103대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새로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EMU-320'을 운행할 예정이다. EMU-320은 최고영업속도 320㎞/h로 제작된 차세대 친환경 고속열차로, KTX 중 가장 빠르다. KTX-이음 대비 수송효율도 약 35% 더 높다. 코레일은 올 상반기 2대를 시작으로 오는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19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문화역서울283(옛 서울역)에서 'KTX 개통 20주년'을 맞아 진행한 철도문화제 개막식에서 "올해로 KTX가 개통한 지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왔다고 자부한다"면서 "철도의 가치를 알리고 향후 100년의 미래를 그려 나간다는 의미에서 향후 한 달간 철도문화제를 열고 국민들을 만난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문화제는 오는 29일부터 내달 21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된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가수 영탁을 코레일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위촉식도 함께 진행했다.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28일 서울 중구 문화역284에서 열린 KTX 개통 20주년 기념 철도문화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28일 서울 중구 문화역284에서 열린 'KTX 개통 20주년 기념 철도문화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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