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하다 골로갈라... MZ세대 중심으로 '알뜰 IT' 소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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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3-07-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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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통 3사에서 알뜰폰 환승, 6월에만 11만회선 넘어

  • 비싼 자급제 단말기 써도, 2년간 통신요금 더 낮아

  • 일상 서비스 할인·쿠폰 제공하는 구독 상품도 인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을 자급제로 구매하고,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했다. 2년간 사용할 것을 생각하니 이통 3사 보조금(공시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보조금이 없는 만큼 당장 나가는 돈은 커 보이지만, 요금제로 나갈 50만~60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

#2. 20대 학생 B씨는 C 이동통신사의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다. 편의점 할인 혜택과 교통 앱 포인트를 매월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한 달 9900원인 상품에 가입하니 편의점에선 월 최대 3만원의 할인을 받고, 대중교통이나 공유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도 월 1만5000원이나 생겼다. 어차피 나갈 돈, 조금이라도 아껴보자는 생각에 가입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가 됐다.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IT 서비스 분야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속된 경기 침체와 극심한 취업난 등에 고정적으로 나가는 통신비부터 아껴보자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즐기자는 '욜로(YOLO)' 소비의 대표주자인 청년층이 IT서비스 분야 지출을 줄이자, 통신사들도 이들의 소비패턴에 걸맞은 알뜰 상품을 출시하며 청년 고객 끌어모으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2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이통 3사에서 알뜰폰 사업자로 번호이동을 한 회선은 11만5395회선으로 전년 6월(8만3827회선) 대비 늘었다. 휴대폰 회선 점유율도 지속 증가해, 전년 동기보다 2.12%포인트 늘어난 14.19%를 기록했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19.88%)를 턱밑까지 따라온 셈이다.

알뜰폰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알뜰폰 주요 고객층이 기존 노년층에서 청년층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설문조사 기업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알뜰폰 이용자 연령별 구성비율에서 20대와 30대를 합친 비율은 49%로, 기존 실버 요금제 이미지를 벗어나 MZ 요금제로 자리잡고 있다. 만족도 역시 20대 66%, 30대 63% 등으로 각각 조사됐는데, 같은 연령대에서 이통 3사 대비 15%포인트 높았다.

청년층은 특히 '자급제 + 알뜰폰 조합'을 통해 통신비를 적극적으로 아끼고 있다. 이통 3사는 소비자가 자사 전용 단말기를 구매하면 가입 요금제에 따라 보조금을 준다. 가령, KT에서 월 3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월 6만1000원)로 갤럭시 S23 모델을 개통하면 보조금은 38만1800원이다. 남은 단말기 할부금과 요금제를 더하면 월 납부금은 10만591원이며, 24개월간 241만4184원을 내야 한다.

반면 알뜰폰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는 같은 조건의 요금제를 월 2만9900원에 제공한다. 자급제 단말기 구매 가격인 118만원을 더하면 24개월간 납부금은 189만7600원이다. 보조금을 받지 않더라도 전체 납부금이 50만원 이상 낮다. 특히 약정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조건이 더 좋은 요금제가 나오면 손쉽게 갈아탈 수도 있다.

IT서비스 분야 큰손인 청년들이 알뜰 소비에 나서자 이통 3사도 이들의 소비패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여러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내세워 청년층의 알뜰한 소비문화를 지원하고 있다. 

SKT의 T우주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쇼핑, 생활, 정기배송, 교통,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묶어 할인 가격에 제공하는 구독 상품이다. 올해 1분기 가입자는 180만명을 돌파해, 전년 동기 대비 80만명 이상 늘었다. LG유플러스 역시 고객 맞춤형 구독 서비스인 '유독' 확대에 힘쓰고 있다. 올해 4월에는 KB리브엠 고객을 대상으로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저렴한 요금제 외에 큰 특징이 없던 알뜰폰 사업자에게도 차별점이 생긴 것이다. KT의 경우 콘텐츠 할인을 제공하는 KT OTT 구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 사람이 영상, 음원, 전자책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향에 맞춰 각 서비스마다 월 1000~2000원 할인을 제공해 가격 부담을 줄이고 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과거 욜로 소비를 강조하던 청년층이 통신비 아끼기에 나서는 점을 업계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고물가 시대에 무조건 소비를 줄이기보다, 꼭 필요한 소비는 멤버십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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