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신뢰 잃은 메디톡스·헬릭스미스…자금조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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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입력 2020-10-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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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 대표기업 유상증자 무산에 유동성 문제 부각

  • 제약·바이오 업종 신뢰도 하락 우려 확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최근 메디톡스, 헬릭스미스 등 제약 바이오 기업의 유·무상증자가 무산되면서 관련업종 투자심리가 냉각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품 제재와 경영진의 잘못된 투자 실패 등으로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진 가운데 자금 조달이 막혀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들 회사의 신뢰도 하락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 여부를 우려하고 있다.

◆유증실패‧제품이상‧횡령문제, 악재 속출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이달 21일 1666억원 규모의 유·무상증자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메디톡스는 7월 주주배정 뒤 실권주 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달 19일 식약처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메디톡신주'와 '코어톡신주'의 품목 허가를 취소하자 주가가 폭락했다.

당시 메디톡스 주가는 23만원대에서 4거래일 만에 16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유증가로 책정한 17만1400원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자 메디톡스는 주주가치 보호 등을 이유로 이사회를 열어 유증을 중단했다.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바이오업체 헬릭스미스도 286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2016년부터 5년 동안 고위험 자산인 사모펀드와 사모사채 등에 2643억원을 투자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이 중 옵티멈자산운용이 판매한 '옵티멈 펀드' 등에 투자한 400억원 이상을 회수하지 못했다.

소액주주들은 연구·개발에 사용해야 할 자금이 위험자산에 투자됐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추진 중인 286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간판기업 악재,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나

증권업계에서는 유상증자 무산과 더불어 바이오 제품 문제가 지속적으로 터지면서 업종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바이오 업종은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신약 인보사의 허가가 취소되는 이른바 '인보사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인보사는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 주목받았지만, 주성분이 애초에 밝힌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로 밝혀지면서 판매가 중단됐다.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은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고,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올해 5월 신약개발업체 신라젠은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문은상 당시 대표가 기소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돼 거래정지 기간이 연장됐다. 신라젠은 신약 후보물질 '펙사벡'으로 주목받았지만, 지난 8월 글로벌 임상 3상에 실패하면서 주가가 폭락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 일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 메디톡스, 신라젠, 헬릭스미스바이오 등은 업종을 대표하는 '간판기업'인데, 이들이 연이어 악재를 맞으면서 업계 전체의 신뢰도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며 "유상증자가 무산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R&D 등에 재투자할 여력이 줄어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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