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국내 3사의 올 1~4월 누적 점유율은 △LG화학 25.5%(1위) △삼성SDI 5.6%(5위) △SK이노베이션 4.2%(7위)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4월만 떼놓고 보면 LG화학은 2위(18.2%), SK이노베이션(3.5%)이 삼성SDI(3.4%)와 역전된 5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배터리업체들 순위가 급변한 셈이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 배터리시장에서 파나소닉·CATL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지만, 4월 들어 2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았던 중국업체들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다. 중국 CATL은 4월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기준 1897MWh를 기록, LG화학(988MHh)을 앞섰다. 다만 연간 누적 점유율에서는 LG화학이 여전히 1위를 지켰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업체 가운데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크게 흔들렸다. 1분기 기준 4위였던 시장 점유율도 4월엔 6위로 내려 앉았다. 삼성SDI 주 고객사인 BMW 등 유럽 완성차업체가 전기차시장에서 테슬라 등에게 뒤쳐진 데다가 락다운(lockdown) 여파로 수 개월 간 판매부진을 겪은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누적 점유율과 4월 점유율 간 격차가 크게 발생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특수성'이 반영된 일시적인 결과로 본다. 다만 이전부터 이어져온 추세가 코로나19 국면에서 극명하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를 고객사로 확보한 LG화학과 공격적인 투자기조를 이어간 SK이노베이션의 급등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추세"라며 "삼성SDI가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원통형 배터리를 위주로 생산해 LG화학·SK이노베이션과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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